[특별인터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첫 올림픽 연기…차분한 대응
긴밀한 대응체계 구축 강조

중신회장 9월30일 임기 만료
6월 말 새 회장 선출 예정

“현재 차질 없이 준비 중…
코로나19 극복 위한
서원 등 달기 동참” 제안

4월6일 조계종 전법회관에서 만난 이기흥 회장은 “올림픽을 준비해온 국가대표 선수들이 그동안 끌어올린 경기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주 기자
4월6일 조계종 전법회관에서 만난 이기흥 회장은 “올림픽을 준비해온 국가대표 선수들이 그동안 끌어올린 경기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2020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근대올림픽 역사상 올림픽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픽 개최 연기에 따른 후속 대응에 바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을 4월6일 조계종 전법회관에서 만났다.

이 회장은 이날 “올림픽이 연기되고 국내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대부분의 스포츠 행사도 연기됐지만, 차분히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선수와 참가자 모두 보다 안전한 가운데 대회가 치러지도록 긴밀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선수와 참가자 모두 보다 안전한 가운데 대회가 치러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올림픽 연기가 결정된 직후, 대한체육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하지만 ‘1년 연기’를 두고 그동안 올림픽을 준비해온 선수들 입장에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날 이 회장은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노력해온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허탈감과 상심에 공감하고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선수들이 그동안 끌어올린 경기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는 앞으로 선수와 참가자 모두 안전한 가운데, 대회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IOC 및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는 한편, 변경 예정 대회일정, 출전자격 대회 및 시스템 등을 파악하고 선수들의 대회 참가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합동대응반을 구성해 선수와 지도자, 회원종목단체와 함께 연기된 올림픽 일정에 따라 긴밀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제반사항도 재정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선수단 안전 강화를 위해 실시했던 장기간 외출·외박 통제에 따른 피로감을 우선적으로 해소하고 선수촌 안전과 방역에도 힘쓰고 있다”며 “지금 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전 종목 지도자 및 선수들에 대해 귀가 조치한 상황인데, 다시 입촌하는 시기와 방법은 외부 환경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힘겨운 때이지만, 올해는 대한체육회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올 초 이 회장은 ‘선진국형 스포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이런 의지를 피력한 이 회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스포츠강국으로 자리매김했고,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스포츠 코리아’의 이름을 드높였다”며 “스포츠를 통해 민주적 소양을 함양하는 학교체육을 활성화 하고, 모든 국민이 생활체육을 즐기는 가운데 훌륭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기량을 펼치는 선진국형 스포츠 시스템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흥 회장은 대외적으로 체육회 수장이면서, 불교에서는 종단을 대표하는 신도조직인 중앙신도회를 이끌고 있다. 이제 올해 가을, 9월30일이면 임기를 마치게 된다. 장장 8년이라는 긴 시간이었다.

중신회에 대한 애정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12년 회장 취임 이후 재가불자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아 붓고, 전국 교구본말사를 순례했던 대장정과 행복바라미 축전으로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한 일 등 단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은 시간들이다.

특히 2016년 5월18일부터 8월11일까지 300곳의 교구본말사를 순회하는 대장정을 회향하며 신실한 재가불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총 이동거리는 4만2517km, 1일 평균 545km를 움직였다. 포항 보경사에서 시작해 설악산 봉정암에서 회향했다. ‘행복바라미’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길이었다. 방문하는 사찰마다 신도회는 있는지 활동은 어떻게 하는지 꼼꼼히 조사했다.

이날 이 회장은 “대한민국 228개 시군구를 다 다닌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전국 사찰을 순례하며 주지 스님과의 약속시간을 100% 지켰고,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었다. 모두 부처님의 가피”라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중신회는 회칙에 따라 6월 말께 새로운 회장을 뽑는다. 이에 따르면 현 회장 임기만료 3개월 이전 대의원 총회에서 대의원 재적 과반수 출석과 대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한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차질 없이 준비되어 가고 있다”며 “전국 25개 교구와 각 신도단체 등 대의원 240명이 한 자리에 모여 투표해 차기 회장을 선출 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기 회장이 갖춰야 할 자질을 묻는 질문에 이 회장은 “불법승 삼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우선으로 꼽았다. 불교의 기본인 불법승 삼보를 투철한 믿음으로 예경하고, 자기 한 몸 불교를 위해 기꺼이 바치겠다는 위법망구의 정신으로 외호할 줄 알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 “사심(私心)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텅 빈 고요한 마음에서 그 어떤 경계도 분명히 보는 공적영지(空寂靈知)한 성품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는 이 회장은 “텅 비워 순수한 마음가짐을 지녔을 때 큰 일을 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회장이라는 자리를 두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친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두 가지를 기본 요건으로 꼽은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한 가지를 더 한다면 사회적 네트워킹 역량과 중신회 살림을 잘 꾸려나갈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며 “이질적 집단이나 상대의 의견을 충분히 섭수하고 연대할 수 있다면 조직도 보다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불자들을 위해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코로나 극복을 위한 서원 등 달기에도 적극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한달여 앞둔 4월3일 전국의 불자들에게 전하는 ‘특별담화문’을 통해 이 같은 당부를 한 바 있다. ‘나, 가족, 이웃, 세상이 하나임을 아는 시간입니다’는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는 전 세계가 함께 극복해야하는 문제”라며 “온 세상의 어지러움을 따뜻한 등불로 밝혀 우리 공덕으로 세상 모든 생명에게 전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회장은 “결국 코로나19도 환경파괴로 인해 빚어진 사태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모두의 공업이자 과보”라며 “내가 있음으로 해서 네가 있고 우리가 있듯, 부처님 말씀대로 불자들이 힘 모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경전을 입으로만 읽지 말고,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 실천하는 불자가 되자”고 역설했다.
 

이기흥 회장은…
1955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법명은 보승(寶勝). 재적사찰은 괴산 공림사이다. 공군에서 군종병으로 근무하며 만기전역했다. 제37대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수영연맹 회장,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 등을 역임했다. 2007년 10월 체육인불자연합회를 결성하고 초대 회장을 지냈다. 2009년 중앙신도회 부회장을 거쳐 2012년 제25대 회장을 맡았으며, 다시 26대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됐다.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합친 통합 대한체육회의 수장으로 선출됐으며, 2019년 역대 한국인 11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로를 인정받아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수상했다.

[불교신문3575호/2020년4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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