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원 전통 살린 '역경사' 양성하겠다"
"역경원 전통 살린 '역경사' 양성하겠다"
  • 어현경 기자
  • 승인 2020.04.13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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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임 동국역경원장 혜거스님

1964년 동국역경원 개원시
운허스님이 초대 역경원장
당시 용주사 '역경장' 지정
탄허스님 역경장 장주 소임
은사 스님 역경불사 보좌해
1960년대부터 은사 탄허스님을 모시고 역경불사에 매진해온 혜거스님은 "번안번역을 잘하는 인재를 기르고 역경사를 지우너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1960년대부터 은사 탄허스님을 모시고 역경불사에 매진해온 혜거스님은 "번안번역을 잘하는 인재를 기르고 역경사를 지우너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

조계종 대종사이자 서울 금강선원장 혜거스님이 동국역경원장에 임명됐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성우스님은 4월9일 서울 동국대 본관에서 혜거스님에게 불교학술원 동국역경원장 임명장을 전달했다.

스님은 “1964년부터 한글대장경 사업을 이끌어온 동국역경원장 소임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대학과 종단, 불자들의 바람에 귀 기울여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혜거스님은 탄허스님을 은사로 1959년 삼척 영은사에서 출가한 이래 지금까지 한문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또 스님과 재가자들에게 불교경전을 강의하는 일을 쉼 없이 해왔다. 영은사 행자 시절 탄허스님 화엄경 강의를 청강하고, 월정사로 함께 가 탄허스님 회상에서 사교, 사집을 배우면서 탁마한 것이 시작이었다.

탄허스님 문하에서 스님은 한문 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일을 배웠다. 혜거스님은 “근대불교를 대표하는 역경사로 운허스님, 안진호스님 등이 있는데, 탄허스님 또한 가장 많은 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했다”며 스님 또한 은사 스님이 승가대학에서 공부하는 전 교재를 번역하는 작업을 함께 했다. <한암대종사문집>, <탄허대화상문집> 편찬위원장을 맡아 문집 출간을 지도했고, 2003년에는 중국 하얼빈에서 어학연수를 하기도 했다.

또 스님은 조계종 교육원 부설 불교서울전문강당(서울불학승가대학원)에서도 한문경전을 강의했고, 2005년 동국대 선학과 대학원에서 외래교수로 박사과정을 대상으로 선어록을 강의했다.

1988년 개포동에 금강선원을 개원한 혜거스님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경전 강의를 꾸준히 해왔다. 금강선원은 경전강의로 불사를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님은 <화엄경> <법화경> <원각경> <초발심자경문> <금강경> <유마경> <유식30송> 등 불자들이 알만한 경전들에 대해 강의하며 한문 불전에 내포된 뜻을 풀어서 설명해줬다.

금강경 강송대회를 개최해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많은 사람에게 알렸다. 또 10년 전 자곡동에 탄허기념박물관을 개관해 심도 있는 수행과 공부, 문화를 통한 전법포교를 해왔다.

60년 세월 동안 경전을 번역하고, 이를 대중화한 스님은 동국역경원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1964년 동국대 최초 부설기관으로 동국역경원이 개원했다. 운허스님이 초대 역경원장을 맡았고, 용주사가 역경하는 스님을 양성하는 도량인 역경장(譯經場)으로 지정됐다. 탄허스님은 용주사 역경장의 장주 소임을 맡아 스님들을 지도했다고 한다. 은사 스님 역경불사를 보좌했던 혜거스님은 60년 세월이 흘러 동국역경원장이 됐다.

그동안 동국역경원은 <한국불교전서>를 번역 역주하고, <고려대장경>을 우리말로 번역해 <한글대장경>을 완간했다. 지금은 불교학술원이 추진하는 디지털아카이브 ABC 사업의 일환으로 온라인으로 통합대장경 제공하고 있다. 통합대장경은 문단 단위로 고려대장경 이미지와 원문 텍스트, 우리말 번역문을 함께 볼 수 있는 디지털 대장경으로, 경전 이름이나 특정 단어로 검색할 수 있다.

현재 역경원에서는 통합대장경을 업로드하면서 우리말 번역문의 오역이나 누락을 수정하는 작업 중이다. 또 전국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고문헌들을 새롭게 발굴해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발간 사업에도 동참하고 있다.

스님은 조계종을 대표해 역경사업을 하는 동국역경원이 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또 우리말 경전을 대중화하는데 중심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많은 경전과 스님들이 남긴 기록 속 게송은 우리나라 문학의 보배와도 같지만 직역을 하면 어쩐지 그 뜻이 일반인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스님은 “한문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전을 번안 번역하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번안 번역을 잘하는 인재를 기르고, 역경사들이 원활하게 역경을 하도록 지원해주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한 스님은 “역경원 전통을 잘 살리고 역경사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피력했다.

더 나아가 “동국대와 조계종 교육원이 협력해 한국불전번역학과나 불교한문아카데미가 국학연구의 최고봉이라 꼽히는 지곡서당 같은 교육기관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574호/2020년4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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