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무형문화재 ‘사경’
[사설] 국가무형문화재 ‘사경’
  • 불교신문
  • 승인 2020.04.12 15:46
  • 호수 357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전을 옮겨 쓰는 불교수행법 사경(寫經)이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돼 그 첫 보유자로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 원장이 인정 받았다. 문화재청은 4월1일 ‘사경장’(寫經匠)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고 김경호 원장을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승무 범패 연등회 등 예술 공연 분야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지만 불교수행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사경이 참선 절과 달리 글씨회화라는 예술성이 가미된 수행이라도 해도 그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 

사경은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하는 전도(傳道)가 얼마나 중요하고 복덕이 한량없는지 불자들이 가장 아끼고 받드는 <금강경>의 마무리가 “칠보로 온 세계를 장식한다 해도 경전을 받아 외워 전파하는 그 복이 더 수승하다”는 구절로 끝맺는다.

부처님 가르침을 세상에 전해야 하는 이유는 부처님 가르침만이 자신을 구원하고 세상을 밝게 비추는 유일한 길이며 지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어 사람 몸 받고 태어난 지금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널리 유포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포교 전법의 중요성을 수행으로 삼은 것이 바로 사경이다. 

사경은 그 자체가 수행이다. 사경수행에 앞서 음식을 조절하여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깊고 고요하며 순일하게 가져야 한다. 정화된 몸과 마음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면서 붓 잡는 법에서부터 획을 긋는데까지 정해진 법도와 절차에 따라 정확성을 기해야 하는 불교의 전통수행법이다. 

사경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데는 김경호 사경장의 노력과 헌신이 크다. 김경호 사경장은 지난 40여 년간 사경에 매진해 1997년 조계종 주최 ‘제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 수많은 상을 받고 작품전시회를 열었다. 해외 전시 강연만 해도 손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뿐만 아니라 전통 사경을 되살리고 널리 전하기 위해 수많은 서적을 탐구하고 연구하였으며 저술과 교육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대중화에 앞장섰다. 무엇보다 글씨와 그림에서 뛰어난 예술성으로 사경을 새로운 경지로 올렸다. 사경은 글씨를 잘 쓰는 데서 나아가 한문·불교 교리·회화에 이르기까지 능숙해야 한다.

또한 경전 오자·탈자를 잡아내는 경전 실력을 갖춰야 한다. 고도의 집중력 정성, 장기간의 제작 시간에다 경전이해까지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간경·염불·염법·사불·참선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수행법이라 할 수 있다. 

김경호 사경장이 이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춘 사경 문화 분야 독보적 존재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이 아무도 없다. 본지는 김경호 사경장의 그간의 피나는 노력과 깊은 불심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첫 사경장 보유자로 지정받는 경사를 종도들과 더불어 진심으로 축하한다. 앞으로도 사경문화와 수행 전통이 널리 확산되고 해외에도 알려져 한국 불교와 문화가 더 많이 보급되도록 김경호 사경장의 정진을 기대한다.

[불교신문3573호/2020년4월11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