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원이 코로나 극복과 치유를 위한 ‘서원의 등 달기’를 제안했다.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종단은 부처님오신날을 연기하고 코로나 극복 치유를 위한 기도를 올리기로 했다”며 “이에 포교원은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등과 함께 우리 사회 평화와 화합을 발원하는 ‘서원의 등’ 하나 더 달기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교원이 제시한 ‘서원의 등’ 달기는 우리 사회가 밝고 건강해지기를 염원하는 이타등(利他燈)이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가족건강 화목을 기원하는 등을 달면서 이웃을 위한 등을 하나 더 달자는 것이다. 단순히 등을 다는데서 그치지 않고 수행공동체와 사회를 위해 기도를 하자고 포교원은 덧붙였다.

‘서원의 등’ 달기 운동에는 사찰이 함께 해야 한다. 사찰은 등과 등표를 준비한다. 등표는 치유와 자비의 등, 지혜의 등, 생명의 등, 나와 이웃을 위한 등, 남북통일의 등, 화합의 등, 평화의 등, 성취의 등이 들어간다. 포교원은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사찰에 안내할 예정이다. 

서원의 등은 ‘코로나19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돕고 아픔을 함께 하려는 불교 자비정신이다. 우리나라를 비롯 전 세계가 지금 전염병으로 경제적 고통에 놓였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나라 국민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방치되다 목숨을 잃는 비극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선진국조차 갑자기 늘어난 환자로 인해 기저질환자나 고령층 등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들이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등 전 지구가 바이러스 앞에 속수무책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안정된 직장이나 재산을 가진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국민이 지금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 세계가 긴급 생활 자금을 무상으로 배포하는 유래 없는 정책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정부의 금전 지원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방식대로 서로를 돕고 위하지 않으면 전 지구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포교원이 제안한 서원의 등이 좋은 보완책이 된다. 불자들 생활 역시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어려움에 처했겠지만 나보다 더 힘든 이웃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내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번에 바이러스가 유기체의 취약한 곳을 찾아 결국 숙주 자체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개인에게 취약한 곳은 질환이며 사회는 경제 사회적 소외자이고 국가로 치면 후진국이 약점이다. 다른 모든 쪽이 건강하다 해도 단 하나의 약점만으로 전체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는 것은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면역력 강화다. 사회의 면역력이 바로 자비다. 상대방의 번뇌 고통은 없애고, 기쁨은 함께 나누는 큰 마음이 자비다. 자비는 남을 나처럼 소중히 여기는 평등심에서 나온다. 

이번 부처님오신날은 이웃도 함께 돌보는 불자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두를 웃게 하는 자비심이 유일한 치료제다. 서원의 등 이 치료약이다.

[불교신문3571호/2020년4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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