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법공양물 ‘사경’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최상의 법공양물 ‘사경’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0.04.01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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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자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 원장 인정 예고
경전을 종이 등에 옮겨 쓰는 불교 수행법이자 필사 예술의 결정체인 ‘사경'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사진은 경을 필사하는 모습.
경전을 종이 등에 옮겨 쓰는 불교 수행법이자 필사 예술의 결정체인 ‘사경'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사진은 경을 필사하는 모습.

부처님 경전을 종이 등에 옮겨 쓰는 불교 수행법이자 필사 예술의 결정체인 사경(寫經)’이 국가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41사경장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고,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 원장을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사경장(寫經匠)은 사경 기술을 지닌 장인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사경은 불교 전래와 함께 시작돼 역사가 1700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래 불법을 전하기 위해 경전을 필사하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8세기 중엽 목판 인쇄술의 발달로 다량의 경전이 간행돼 유포되면서, 스스로 공덕을 쌓는 수행법으로 의미가 변화했다. 통일신라시대 때 제작된 국보 제196호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이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로 꼽힌다.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시대엔 사경문화가 꽃을 피운다. <고려사> 등에 따르면 국가에서 당대 최고 역량을 동원해 사경 전문 제작 기관을 운영했다. 국보 제235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등 금자·은자 형식의 사경이 많이 제작됐으며, 중국에 수백 명의 사경승(寫經僧)을 파견하는 등 대외적으로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그러나 조선시대 들어서 숭유억불 기조 속에 쇠퇴했고, 이후 일부 왕실과 사찰에 의해서 명맥이 유지돼 왔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로 꼽히는 국보 제196호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로 꼽히는 국보 제196호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

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 변상도 제작, 표지 장엄 등으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 아교 만들기, 종이의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10여 가지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사경 제작에는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숙련된 기능은 물론이고 경전의 오자·탈자가 없어야 한다. 고도의 집중력 정성,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상의 법공양물 또는 간경·염불·염법·사불·참선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수행법이라 불린다.
 

사경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경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이번에 사경장첫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경호 원장은 40여 년간 사경 작업에 매달려온 장인이다. 1997년 조계종에서 개최한 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2010대한민국 전통사경기능전승자로 선정됐다. 그간 김 원장은 각종 교육 기관에서 사경 관련 강의는 물론 다년간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 서적을 저술하는 등 사경의 전승을 위해 묵묵히 활동했다. 아울러 전통 사경체(寫經體)를 능숙하게 재현할 뿐만 아니라 변상도 등 그림의 필치가 세밀하고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사경장’ 첫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 원장.
이번에 ‘사경장’ 첫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 원장.

김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받는 기쁨과 함께 사경문화 발전을 위한 책임감이 크게 다가온다앞으로 사경문화 계승·발전시켜 세계적으로도 사경의 의의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을 예고한 사경장과 보유자로 인정을 예고한 김경호 씨에 대해서 430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다. 이후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보 제235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국보 제235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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