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제12권 변상’
붓다 탄생 근거 ‘사성제’ 설파


‘부처님은 과연 어떤 분인지’
지혜상징 문수보살 법사로 나서
‘불교 기초교리’ 알기 쉽게 설명

화엄경 제12권 변상도. 오른쪽엔 여래명호품, 왼쪽엔 사성제품을 조각했다.
화엄경 제12권 변상도. 오른쪽엔 여래명호품, 왼쪽엔 사성제품을 조각했다.

<화엄경>의 일곱 장소에서 아홉 번의 설법 가운데, 이번 회는 두 번째 장소인 보광명전(普光明殿) 법회다. 또한 화엄경 전반에 걸쳐 총3회의 보광명전의 법회 가운데 첫 번째 법회이기도 하다.

80화엄경에서 첫 번째 보광명전의 설법은 ‘여래명호품’, ‘사성제품’, ‘광명각품’, ‘보살문명품’, ‘정행품’, ‘현수품’으로 이루어졌는데, 12권 변상도는 화엄경 제7품인 ‘여래명호품(如來名號品)’과 제8품인 ‘사성제품(四聖諦品)’을 한 데 묶은 것이다. 변상도 구성 역시 7품의 내용은 우측에, 8품 내용은 좌측에 배치하여 조각하였다.

그런데 화엄경의 권수를 나눔에 있어 어째서 7품과 8품을 한데 묶어 12권으로 설정한 것일까? 7품 ‘여래명호품’에서 무수무량한 시방세계(十方世界)와 그 세계마다 부처님과 보살들이 있음을 설명하면서 어째서 갑자기 8품 사성제(四聖諦)의 교학을 끌어와 하나로 묶은 것일까? 이런 의문은 ‘사성제품’ 마지막 문장에 이르러서야 풀린다.

사성제라는 것은 시방세계에 존재하는 국토에 따라 그 이름을 달리하며 백억만 가지로 존재하는데, 여래 또한 중생을 조복시키기 위해 백억만 가지의 명호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사성제의 가르침은 모든 불교의 기초교리이면서 궁극적으로 성불(成佛)에 이르는 이유이자 부처님이 시방세계마다 존재해야하는 이유가 된다. 중생의 괴로움이라는 문제는 싯다르타 태자가 유성출가(逾城出家)하여 수행하려 했던 이유였으며, 깨달음에 이르러 인류의 위대한 스승 ‘붓다’가 된 이유였던 것이다.

이번 보광명전 법회는 문수보살이 첫 번째 설법의 주체가 되어 현상에 대한 이치를 일깨워 주는데, 문수(文殊)는 지혜를 상징하므로 시방법계의 모든 보살들의 궁금증을 중생들이 논리적, 교학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총설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부처님의 세계와 부처님은 어떤 분이신지, 보살의 십주(十住)와 십행(十行)과 십회향(十廻向)과 십장(十藏)과 십지(十地)와 십원(十願)과 십정(十定)과 십통(十通)과 십정(十頂)이 무엇인지, 여래의 경계와 여래의 몸과 여래의 지혜와 여래의 원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초적 불교교리이자 궁극의 해답이 고집멸도(苦集滅道)에 대한 가르침인 ‘사성제’임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불교신문3571호/2020년4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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