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소홀했던 ‘불단’의 가치 재조명한다
관심 소홀했던 ‘불단’의 가치 재조명한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0.03.3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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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재연구소·문화재청, 전국 사찰 불단조사 착수
불단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안정적인 보존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전국 사찰 불단 일제조사가 실시된다. 사진은 불교문화재연구소 연구원이 순천 송광사 영산전 불단을 조사하는 모습.
불단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안정적인 보존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전국 사찰 불단 일제조사가 실시된다. 사진은 불교문화재연구소 연구원이 순천 송광사 영산전 불단을 조사하는 모습.

법당 안 부처님을 봉안하고 각종 의례에 필요한 공양기물(供養器物)을 올리기 위해 마련된 불단(佛壇). 일명 수미단으로 불리며 법당 내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그동안 법당의 부속물 정도로만 인식돼 불상, 불화 등과 같은 불교문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이런 불단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안정적인 보존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된다.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스님)는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함께 올해부터 5년 간 전국 사찰 불단 정밀 조사를 착수한다고 331일 밝혔다.

이번 전국 사찰 불단 정밀조사는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이 협력 사업 중인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앞서 두 기관은 사찰 소장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와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를 시행해 현황 파악 및 기록화 작업을 완료했었다.

이번엔 보존 가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신경쓰지 않았던 불단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불단은 불상의 봉안과 예불 방식의 변화에 따라 제작기술도 함께 발전해 왔다. 당대 우수한 장인들이 시대상을 반영해 다채로운 문양과 도상을 정교하게 조각했기 때문에 역사·미술사 분야 연구 자료로 중요성을 갖는다. 불교문화의 전통과 독창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러나 불단은 그동안 불상을 봉안하는 부속물 정도만 여겨지면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불단의 주재료가 목재이기 때문에 수리가 쉽지 않을뿐더러, 변형이 쉽고 화재·충해·습기 등 외부 환경에 취약해 보존·복원을 위한 원형자료 구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첫 해인 올해는 김제 금산사 등 전라도 지역 16개 사찰을 중심으로 시작한다. 이어 부산·경남(2021), 충청도(2022), 대구·경북(2023), 인천 경기 지역(2024) 등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정밀 실측과 2차원(2D) 디지털 촬영, 3차원 입체(3D) 스캐닝과 도면 작업 등을 통한 원형 디지털 기록화 작업을 실시한다.

보존과학 조사(손상현황지도, 수종(樹種) 성분 분석, 보존환경 분석)와 안전도 점검 조사 등의 과학 조사는 물론, 해당 불단의 역사미술사 의미를 연구하는 인문학 조사도 종합적으로 시행된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 추후 보존할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는 불단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불단은 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보물 제486)과 김천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보물 제1859) 2건뿐이다. 아울러 불단에 조각된 다양한 문양과 도상 등을 이용해 전통문화 콘텐츠로도 활용한다.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제정스님은 전국 사찰 불단 일제조사는 향후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보존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불단의 가치를 알림과 동시 훌륭한 불교문화 자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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