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써바이! 안녕하세요. 어느덧 해가 바뀌고 이곳 캄보디아에 온지도 1년이 다 되어갑니다. 빠르고 또 느리게 지나간 1년이라는 시간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사마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19년 저의 희로애락이 모두 사마키 영주초등학교 건립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사마키 영주초등학교는 분홍빛 건물입니다. 사마키 아이들의 손때가 묻으니 태국 국경과 마주한 황량한 벌판에 따스함이 더해집니다. 이 어엿한 학교의 모습을 보기까지 셀 수 없는 순간 설레었고, 헤아릴 수 없이 속상한 때도 있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1년의 공사 끝에 사마키 영주초등학교를 준공했다. 후원자와 지구촌공생회, 교사와 학생, 마을주민, 캄보디아 교육부처 등 모두의 정성이 모아진 결과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1년의 공사 끝에 사마키 영주초등학교를 준공했다. 후원자와 지구촌공생회, 교사와 학생, 마을주민, 캄보디아 교육부처 등 모두의 정성이 모아진 결과다.

두개 건물이 완공을 향해 갈수록 공사는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터졌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면서 오랜 시간 쌓아 온 저의 견고했던 기준을 허물고 캄보디아의 현지 사정과 기준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2019년 1월24일 시작된 공사는 12월31일 마지막 건립 모니터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도영주 후원자와 대법성 후원자의 보시로 뿌려진 자비의 씨앗이 사마키 마을에 꽃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학교 건립을 위해 후원해준 분들과 지구촌공생회 사무국, 캄보디아지부 한국인 활동가와 현지직원, 시공업체, 학교 선생님, 학생, 학부모 그리고 사마키 마을 주민, 관련 정부부처 등 정말 많은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사마키 영주초등학교는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아이들이라는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올해 1월9일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큰스님과 후원자를 비롯하여 한국과 캄보디아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마쳤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행사는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괜찮다’며 ‘고생했다’고 다독여준 후원자 앞에서 눈물을 왈칵 쏟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국경 시골마을에 작고 어설프지만 무대를 세우고 경운기 모터로 발전기를 돌리며 행사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의 눈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녕! 사마키!’ 건립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지만 사마키 영주초등학교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저의 1년간 해외봉사 활동은 “안녕!”하고 작별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에서 조금 더 지내기로 했습니다. 이곳에 남아 현지에 무엇이 더 좋은 선택인지, 이 안에서 저의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고민하면서 역할을 찾아볼 계획입니다.

아직도 헷갈리지만 캄보디아 사람들과 함께 변화하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다짐합니다. 사마키 영주초등학교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희망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불교신문3570호/2020년4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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