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오늘] 도반(道伴)
[스님의 오늘] 도반(道伴)
  • 선행스님
  • 승인 2020.03.2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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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실 강원 성지순례 산속…
손꼽을 도반 스님 너무 많다


본인·인생의 반을 함께 한다는 의미 ‘도반’
지혜제일 사리불과 신통제일 목건련 ‘본보기’
선행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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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고 행하여 종일토록 법문을 논의하고 마음을 운용하는데 있어, 터럭만큼의 어긋남이 없이 천리길을 더불어 가는 이를 도반(道伴)이라 한다.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에, 해박한 지식과 빼어난 통찰력을 갖추고 교단의 통솔에도 능력을 발휘한 지혜제일의 사리불과, 돌아가신 어머니를 제도하여 백중날의 우란분절 유래가 된 신통제일의 목건련. 곧 사리불과 목련존자는 세속에서부터 절친한 친구로 출가해서까지 함께 정진한 도반의 본보기를 보여 준다.

도반의 반(伴)자를 파자하면 본인(人)의 반(半)을 함께 한다는 의미로써, 그만큼 도반에 따라 절반이 좌우된다 하겠다. 그 도반 스님들이 멀리는 행자실로부터 가까이는 선원에서 정진한 도반들이, 요즘 이웃해서 지낸다.

행자실에서 만난 도반은 강원에 처음 방부하면서 약속이라도 한 듯 결의하기를, “우리는 <화엄경>까지 공부해요!” 그 언약은, 사중의 배려와 당시 강주 스님과 학인 대중의 한결 같은 성원으로, 강원을 졸업하고 별도로 2년의 기간 동안 <화엄경>의 현담과 본문을 공부할 수 있었다.

도반 스님은 이후 강원에서 20년 넘게 강의를 했고 경전 연찬을 하면서, 대략 2000 게송을 암송했다고 하니 그저 경이로울 정도다. 뿐만 아니라 일찍이 7살에 입문하여 철저한 계행과 위의가 출중하여 접하는 이들로 하여금 신심을 북돋아 상당한 반연들이 왕래한다. 덕분에 시은(施恩)을 공유할 때가 있다. 옛말에 큰 나무 아래 작은 나무는 혜택이 적지만, 큰 사람의 은덕은 많은 이에게 미친다 했으니. 늘 감사한 마음이다.

강원 시절부터 정겹고 스스럼없는 도반 스님도 함께 지낸다. 스님은, 강원을 졸업하고 중간에 사중 소임과 말사에서 소임을 잠시 역임하고 줄곧 선원에서 정진하고 있다. 워낙 품성이 넉넉하여 주변에 대중들이 많은데, 평소 콩 한쪽이 보관되지 않을 정도로 베푸는 일도 한 몫 하지 싶다.

성격 또한 돈후하고 개방적이어서, 일찍이 해외 성지와 사찰 순례에 안목이 트여 많은 대중들로 하여금 체험을 통해 신심을 북돋게 한다. 덕분에 1996년 이맘 때. 난생처음 해외를 경험하게 되었는데, 중국이었다.

당시 또 한명의 도반 스님이 동반되어 3인이 뜻을 모아 상해 이남의 사찰을 한 달여 참배했다. 당도한 사찰마다 규모와 웅장함, 거기에 수많은 참배객을 보고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특히 불교가 전래된 현장을 목격한 심정이었으며, 1980년대 초반부터 불교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불학원’을 참관하고 불교의 희망을 본 것 같아 너무나 뿌듯했다. 이후로는 해외에 나가는 일이 사치와 낭비라는 편견을 접고, 견문과 안목을 더 없이 높이는 기회다 싶어 성지와 사찰 순례를 여러 차례 다녀왔다.

지금까지 누차에 걸쳐 권유와 추천으로 내세울 만한 이력을 쌓게 해준 도반 스님이 있다. 현재 종단의 중역을 맡고 있는데, 흔히 말하는 KS마크 스님은 여러모로 모범적이다. 해서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음에도 그 도반의 신용보증으로 강원에서의 강의와, 본인이 담당하던 설법과 강의 자리까지도 설 수 있었기에, 효학반(斅學半) 곧 가르치면서 배울 기회가 되었다.

손꼽을 도반 스님이 너무나 많다. 산속의 삶에서도 때론 인간사의 일이 있었기에, 그때마다 위로와 외호해준 도반. 잠시 은퇴한 마음으로 고향 근처 조용한 사찰에 칩거하듯 지낼 때에도 종종 들러 위안해준 도반. 특히 객기와 곡차로 인해 불미스러웠음에도 상그레 지나쳐준 도반들. 일일이 거론하지 못한 뭇 도반 스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두루 감사드린다. 

선행스님 영축총림 통도사 한주

[불교신문3569호/2020년3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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