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환자 증가추세가 조금씩 아래로 떨어져가고 있다. 그러나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 새로운 환자가 날마다 70~80여명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치명률이 비교적 낮은 젊은층 감염자가 있더라도 문제는 그 자신은 바이러스를 견딜 수 있어도 다른 누군가를 감염시켜 엄청난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는 확률이 여전히 높다.

이런 와중에 신천지에서 시작된 종교단체의 집단감염이 또다른 지역 곳곳의 교회에서 무섭게 번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우려스럽다. 비좁은 공간에 100여명씩 밀집해 노래 부르고 소리를 지르며 손잡고 부둥켜 안고 종교행위를 하는가하면, ‘소금물 퇴치’ 등 비상식적인 집단행동이 감염피해자 규모를 더 확대시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를 무시하고 현장예배를 고집하는 일부 교회들로 인해 세상이 종교집단을 걱정하고 혀를 차는 형국이 됐다.

우리 불교계는 이에 비할 바 없이 조기대응으로 잘 대처했고, 현재까지도 종단을 중심으로 배포한 ‘코로나19 대응지침’을 전국 사찰에서 여법하게 이행하고 있다. 다만 스님들은 한달여 앞으로 남아있는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어떻게 봉행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고 이번주를 기점으로 봉축행사에 관한 종단 차원의 지침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스님들과 불자들은 종단지침에 맞춰 법회와 사찰행사 등을 축소·연기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전국 사찰과 스님, 신행단체와 불자 개개인까지 본지와 아름다운동행이 모금하는 ‘코로나19 극복 위한 모금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총무원을 중심으로 교육원 포교원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구 등에서 일하는 스님들과 재가 종무원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으고 있으며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피로한 종무원들을 위해 구하기 힘든 마스크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올해 10월까지 전국 15개 사찰에서 코로나19로 애쓴 전국의 의료진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이들을 위로하는 무료 템플스테이를 개방하기로 했다. 종교가 사회에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불교계가 귀감이 될만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3주차로 접어들면서 국민들은 너나없이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포교원이 최근 발행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도정진집’은 초유의 현 사태를 대처하는 ‘온라인 불교의식집’이다.

책은 <약사여래경>이나 <보배경> 등을 집에서 독경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편집돼 있다. 평정심을 찾기 위해, 또는 아픈 이웃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그리고 집에서 TV만 보고 있을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위기에 걸맞는 수행법을 찾았던 불자들에게 반가운 책이다. 

포교원장 지홍스님의 당부처럼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확진자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불철주야 바이러스 현장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의료진들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기도정진에 적극 동참하길 바란다. 대한민국 전체가 철두철미한 각오와 절제력을 발휘해 이 고비를 넘겨야 한다. 그리고 난 후 비로소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했으면 한다.

[불교신문3567호/2020년3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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