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철
허정철

“세월호, 메르스 등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요즘만큼 책이 안 팔린 적도 없는 것 같아요. 모든 업종이 다 그렇겠지만, 워낙 출판시장이 안 좋다보니 신간 내는 것도 겁이 납니다. 그저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수그러들길 기다릴 뿐이죠.” 최근 만난 불교계 중견 출판사 관계자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마스크 너머로 안타깝게 들려왔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인 ‘코로나19’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전염병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불교를 비롯한 종교계도 마찬가지다. 조계종은 법회와 교육 등 모든 종교 활동을 멈춘 가운데 불교계 최대 축제인 ‘연등회’ 연기까지 고려하고 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교육원장 진우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 등을 비롯한 종단 교역직 스님들이 소임에 따른 보시를 자진 반납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사찰들도 참배객의 급감으로 인한 긴축재정을 운영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반출판계에 비해 시장이 작은 불교출판계의 현실은 더 암담하다. 모든 경제가 멈춘 것 같은 현 시점에 국민들의 소비가 급감하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 신간보도를 요청하며 본지에 보내오던 서적의 양도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눈에 띄게 줄었다.

새봄을 앞두고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하는 신간을 모두 소개할 수 없었던 지난해와 큰 대조를 이룬다. 그나마 몇 해 전부터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명상 서적이 코로나 정국에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염병, 경제위기, 전쟁 등 각박한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지친 심신을 치유하며 진정한 위로를 건네는 명상서는 감로수로써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듯하다.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유례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이 시기, 직접 만나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없다면 온라인에서 불교 명상책을 구입해 지인들에게 선물해 보면 어떨까. 그 어느 때보다 불교출판계에 대한 사부대중의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불교신문3566호/2020년3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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