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국불교 역사 만들어가는 불교계
[사설] 호국불교 역사 만들어가는 불교계
  • 불교신문
  • 승인 2020.03.1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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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가 경제가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국민들 불편과 불안감이 깊어졌다. 사람과 접촉을 줄이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안전 수칙을 지키지만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키운다. 

늘 그렇지만 재해는 어려운 사람의 처지를 더 어렵게 만든다. 손님이 끊긴 자영업자들은 이미 한계상황을 넘어섰으며, 구직 행렬도 멈춘지 오래다. 독거노인들은 온정의 손길마저 끊긴데다 밖으로 나갈 처지도 못된다.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이 순식 간에 폐쇄돼 다른 질병을 앓는 환자의 생명마저 위협하는 상황이 전국에서 벌어진다. 희생양을 찾아 혐오와 비난을 가하는 상처주기도 끊이지 않는 등 모든 면에서 위기다. 

어려움을 맞았을 때 진가가 드러난다고 했듯이 국가적 위기에서 불교계는 자신도 어려운데 국민과 나라를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아 국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과감한 결정으로 일찌감치 법회 중단을 선포한데 이어 전국 사찰이 코로나 조기 종식과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기도에 매진 중이다.

전국 본말사와 신도들이 한 마음으로 모은 구호 성금이 끊이지 않는다. 종단 구호기구인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극심한 지역과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운동을 진행했다. 전국의 불자들이 적극 호응했으며 종단을 통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찰이 적십자사나 해당 지자체를 찾아 성금을 전달하고 방역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불교계 자비행은 사찰 재정이 극심한 타격을 받는 어려운 상황에서 중단 없이 이행한다는 점이 더 특별하다. 코로나19가 번질 무렵은 신도들 이동이 가장 활발한 정초기도, 방생순례 기간이었다. 사찰은 오랜 전통인 정월 방생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한달 이상 지나면서 이제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까지 위협한다.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준비를 위해서는 3월 초부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지역 봉축위원회를 결성하여 연등축제를 준비하고 사찰은 등 준비 등으로 1년 중 가장 바쁘게 보낼 때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봉축 회의는 고사하고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언제까지 이 사태가 지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이동이 중단되면서 사찰은 한 달 넘게 인적이 끊겼다. 산을 오가는 등산객 발길만 간혹 이어질 정도로 사찰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찰 재정은 치명타를 입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사찰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겨운데도 코로나 극복을 위한 성금 행렬은 끊이지 않는다. 큰 사찰 작은 사찰 구분 없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내고 조석 예불로 국민들 건강과 국가 안녕을 기원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했던 호국불교의 전통을 불자들은 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도 보여주었다. 총무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전국 본말사 신도들이 마음을 모아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실천한 결과다. 한국불교는 호국불교의 자랑스러운 역사 한 페이지를 새로 쓰는 중이다.

[불교신문3565호/2020년3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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