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탁
박인탁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개개인의 삶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울러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대응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불교계에서는 신행활동의 중심축인 초하루법회 취소 등 과감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구호 성금을 릴레이로 기부하는 등 코로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조계종은 2월20일과 23일 전국 사찰에 제1, 2차 긴급 지침을 시달하며 각종 법회와 기도의 한시적 취소, 예방조치 강화 등 코로나 사태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3월6일에는 총무원장 담화문을 통해 국민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한마음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불자들의 신행활동 축소와 사찰 재정 악화 등 각종 부작용이 예상됨에도 각종 법회와 기도를 취소하고 산문을 걸어 잠그는 등 국민 안전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세간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종단 차원의 선제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아쉬움이 남는 게 있다. 방송과 언론을 통해 초하루법회 취소 등 대응 조치가 널리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일선 사찰에서 신도들에게 직접 이를 전파하는 체계적인 전달과정이 없어 미흡했다. 종단의 긴급 지침은 종단의 행정체계에 따라 교구본사와 말사, 신도조직을 통해 일사불란하게 스님과 신도에게 전달돼야 한다. 

특히 2월24일 음력 2월 초하루법회를 하루 앞두고 법회 등 모든 행사를 한 달 간 열지 말라는 종단의 제2호 긴급 지침이 과연 신도들에게 잘 전달됐을까? 법회 하루 전 취소 결정 등 상황이 긴급하고 불자 상당수가 고령자임을 감안해 사찰에서 신도들에게 단체 문자로 이를 직접 알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 밤늦게까지 무분별하게 코로나19 관련 문자를 발송해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상당수 사찰에서는 단체 문자 발송에 너무 인색해 대비를 보였다. 사찰 홈페이지에서조차도 코로나19 관련 공지를 찾아보기 힘든 사찰이 적지 않다.

유례없는 일이지만 사찰에서도 신도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한다. 코로나19 극복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다함께 동참해 풀어야 할 난제이기 때문이다. 

[불교신문3565호/2020년3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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