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를 만나다] <11> 김무봉 동국대 교수
[학자를 만나다] <11> 김무봉 동국대 교수
  • 이성수 기자
  • 승인 2020.03.13 11: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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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보급에 크게 기여한 경전 연구 ‘보람’

논문 저서 내며 후학을 양성 
이번 학기 끝으로 정년 퇴임
역주와 집필 등 연구 계속해

훈민정음 창제후 불교 경전을 통해 한글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김무봉 동국대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다. 관련 논문과 저서를 펴내는 동시에 후학 양성에 최선을 다한 김무봉 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교수는 “힘든 일보다 보람과 즐거움이 많았다”면서 “퇴임 후에도 연구와 집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학기를 끝으로 퇴임하는 김무봉 동국대 교수는 훈민정음 창제호 경전을 통한 한글연구에 매진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이번 학기를 끝으로 퇴임하는 김무봉 동국대 교수는 훈민정음 창제후 경전을 통한 한글연구에 매진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코로나 19로 어수선한데, 근황은?
“인류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실감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은 우리나라가 시민 의식과 국민의 노력으로 극복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통 받고 사망에 이르는 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오래지 않아 극복을 하리라 생각한다.”

이번 학기를 끝으로 정년퇴임 하는 소회는?
“교단에서 젊은이들과 보람으로 한 시절을 보냈다. 힘든 일보다 보람과 즐거움이 훨씬 많았다. 저를 ‘선생’으로 불러 준 젊은이들에게 좀 더 희망을 심어주지 못하고 떠나 아쉽다.”

연구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교직은 미래의 세상이나 세대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지는 자리이다. 가르치는 이는 미래에 대한 예지력과 이후 시대에는 어떠한 삶이 전개될 것인지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서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축적하거나 전달하는데 비중을 두려고 노력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는?
“한글은 독창적인 면에서나 과학적인 면에서 세상의 모든 문자에 앞선다. 한글 초기에 해당하는 세종 당대와 그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됐는지 관심을 갖고 연구했다. 한글은 대부분 한문으로 쓰인 불경을 한글로 옮긴 책, 곧 불경언해를 통해 오늘에 전해졌다. 문자가 어떻게 표기돼 오늘에 이어지게 됐는지 공부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당시 언어로 표현된 불경의 언해본을 발굴해 가치를 밝혔고, 현대어로 옮기는 역주서 저술에 관심을 갖고 책을 출판했다. 언해본과 언해의 모든 과정을 엮어 <훈민정음, 그리고 불경언해>라는 책을 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인문학 위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모든 학문은 인문학 토대 위에 비로소 꽃을 피운다. 음식에 소금이 필요하듯 학문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다만, 취업 시장에서는 실용학문 전공자가 앞 순위를 차지하니, 인문학 전공자가 밀려나고, 이런 이유로 대학이 인문학 전공 학과를 소홀하게 대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이런 이유로 어떤 분들은 ‘인문학자의 위기’라고 표현한다. 다른 한 편으로는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불가피하게 노정된 현상을 요약적으로 보여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이 단순하게 형성된 것은 아니므로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관련 연구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선친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선친은 일제강점기 후반 10년을 중국에서 보냈다. 거기서 대학도 다니고 학교도 설립해, 이국땅에서 방황하는 동포들의 2세들을 가르쳤다. 해방이 되던 해 귀국해 광복 1주년에 사립학교를 세워 교육으로 입국 하겠다는 뜻을 펼친 지사형 교육자였다. 뜻을 세우고 큰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사로운 이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다. 교단에서 작은 것이라도 이룬 게 있다면 그분 뜻을 따른 결과이다.”

후학에 대한 당부.
“젊다는 말과 희망이 있다는 말은, 표현은 달라도 같은 뜻을 가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지금은 주위 환경이 녹록치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역량이 아직 못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젊다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뜻이고, 어떤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뜻이다. 젊음은 희망의 다른 표현이다. 그런데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이루어 내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행하는 것이다.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시간과 역량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퇴임 후 계획은?
“쉬기도 하면서,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전념하지 못하고 미뤄 두었던 몇 가지 일을 할 생각이다. 역주 작업도 하고, 1년에 두 권 정도는 계속 집필할 계획이다. 현재 하고 있는 외부 일도 당분간 계속할 것이다. 대학에 소속을 두고 있다 이제 그 일이 해지된 것일 뿐, 크게 달라지지 않는 삶을 살려고 한다.”
 

김무봉 교수는…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충암고와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고, 1996년 동국대 교수로 부임해 후학을 양성했다. 동국대 교무처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전형 심의위원장, 대입사정관제도 국고지원 선정 심사위원장 및 평가단장, 정책자문위원, 교육과학기술부 대입사정관제도 정책자문위원장,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특위 위원, 한국대학평가원 인증위원, 한국어문학연구학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서울장학재단 이사,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이사이다. <육조법보단경언해 연구> <훈민정음 원본의 출판 문화재적 가치 연구> <불정심다라니경언해 연구> 등의 논문을 펴냈다. 법명은 혜공(慧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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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드럼 2020-03-26 01:25:16
김무봉 선생님, 학자로서 모범이 되시고 정말 바른 분이시지요.
예전에 옆에서 보면서 정말 많은 영감을 받았었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더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벌써 정년이시라니, 세월 참 빠르네요. 너무 아쉽습니다!

띠로리 2020-03-16 17:37:17
존경하는 스승이자 본이 되시는 분이십니다. 이렇게 기사로 만나니 더 감사하네요.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이 제자는, 선생님께서 저와 친구들에게 베푼 사랑만큼 전해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저도 젊음을 잃지 않고 또 한편으로는 희망을 전하는 교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