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리건판으로 살펴본 ‘영주북지리석조여래좌상’의 잘못된 복원

뒤바뀌어있는 동·서쪽 불상
중대석·하대석 재배치 시급
문화재청, 석조여래좌상 관련
잘못된 설명 즉시 수정해야

보물 제220호 영주 북지리 석조여래좌상 2구의 복원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태형 송광사성보박물관 학예사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건판 사진과 비교·분석해보니 이와 같은 사실이 발견됐다며 관련 기고문을 본지에 보내왔다. 김 학예사는 이밖에도 석조여래좌상의 중·하대석 배열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기고 전문을 소개한다.

영주 부석사 자인당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가운데 석불이 보물이 제1636호 석조석가여래좌상, 양측의 석불 2구가 보물 제220호 석조여래좌상이다. 석불을 마주볼 때 우측엔 광배가 깨진 석불의 모습이, 좌측엔 온전한 광배의 석불이 있다.
영주 부석사 자인당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가운데 석불이 보물이 제1636호 석조석가여래좌상, 양측의 석불 2구가 보물 제220호 석조여래좌상이다. 석불을 마주볼 때 우측엔 광배가 깨진 석불의 모습이, 좌측엔 온전한 광배의 석불이 있다.

세계문화유산 영주 부석사 자인당에는 통일신라 때 만든 석불 3구가 봉안돼 있다. 이들 석불은 본래부터 자인당에 있었던 불상이 아니다. 예전 부석사 내 여러 전각에 모셔져 있던 것을 1950년대 말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다.

자인당 석불 3구 중 2구는 현재 보물 제220호로 지정 돼 있으며 나머지 1구는 보물 제1636호로 지정돼 있다. 보물 제220호는 영주 북지리 석조여래좌상으로 19631월에, 보물 제1636호는 영주 부석사 석조석가여래좌상으로 20102월에 각각 지정됐다.

그동안 이 석불에 대한 도상분석은 물론 원 출토지 안내 오류 등 몇몇 문제가 발견됐다. 때문에 여러 차례 문화재청에 시정 요청 민원을 제기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부분적인 오류가 고쳐지지 않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 자인당 봉안 석불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며 뜻밖의 사실을 확인했다. 보물 제220호 석불의 위치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출토 당시를 보여주는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에선 광배가 깨진 석불이 좌측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출토 당시를 보여주는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에선 광배가 깨진 석불이 좌측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제시대 유리건판 사진과 현재 자인당에 봉안된 석불을 비교 관찰한 결과 광배가 깨진 자인당 동쪽 석불이 원래는 온전한 광배가 있었던 곳의 석불이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리건판 사진 중 깨진 광배와 함께 있는 불상의 오른쪽 팔부분과 보물 제220호 석불의 보수 이전을 비교해본 결과, 현재 자인당 서쪽 불상이 깨진 광배와 함께 있었던 것이었다. 양 석불의 오른팔을 보면 가사 끝자락에 남아 있는 팔뚝이 깨진 광배의 불상이 짧고, 온전한 광배의 석불의 것이 조금 길게 나타나 있다.
 

하지만 현재 온전한 광배의 석불이 좌측에 있다. 위 사진 등을 토대로 현재 불상의 배치가 잘못 됐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온전한 광배의 석불이 좌측에 있다. 위 사진 등을 토대로 현재 불상의 배치가 잘못 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중대석과 하대석의 배열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동쪽 석불의 중대석 배열은 보통 여래상이, 하대석에는 향로가 정면이지만 여기에서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서쪽 석불도 중대석 도상배열이 흐트러져 있다. 이런 문제는 석불이 있었던 부석면 북지리 178번지에서 자인당으로 이운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발견된 이상 자인당 동쪽 불상은 서쪽으로, 서쪽 불상은 동쪽으로 이동함과 동시에 중대석과 하대석도 재배치를 해야 한다.

아울러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소개되고 있는 이들 석불 관련 오류도 조속히 해결되어야 한다. 보물 제220호 석불 중대석 사진 중에서 보살상을 팔부중으로 잘못 표현한 것과 불상의 위치 설명도 동·서 배치가 뒤바뀐 것도 수정돼야 한다. 무엇보다 그리고 1636호 석불 안내사진에 220호 사진이 등장한 것도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이와 함께 보물 제220호 석불의 원 위치인 부석면 북지리 178번지에 대한 보호대책도 시급히 강구되어야 한다. 현재 이곳은 과수원으로 경작되고 있어 경지 정리과정에서 통일신라시대 주춧돌이 유실된 것은 물론 석축도 모두 파괴된 상황이다. 한국불교 미술사에 있어서 최초의 삼신불(三身佛) 봉안처로 고증돼 보존되어야 할 유구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관계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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