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발원문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의 가피로, ‘코로나19’로 가장 큰 시련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주민들이 속히 고통에서 벗어나길 기원한다. ⓒ불교신문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의 가피로, ‘코로나19’로 가장 큰 시련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주민들이 속히 고통에서 벗어나길 기원한다. ⓒ불교신문

부처님,

지금 세상은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확진자 숫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안타깝게도 사망자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그림자는 너무나 무겁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가게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어졌고, 거리에는 적막만이 가득합니다. 대화는 멈추었고 만남은 끊어졌으며 웃음은 사라졌습니다.

세상이 전염병에 짓눌려 불안하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요즘, 유마거사를 떠올립니다. 중생이 병들면 보살도 병들고,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의 병도 낫는다던 그는 더 큰 고통을 겪고 있겠지요. 

감염 속보를 들을 때마다 하루라도 빨리 전염병이 퇴치되어 세상이 맑고 깨끗한 불국정토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그런 세상은 저절로 오지 않음을 저희는 압니다. 저마다 마음을 맑히고 국토를 정화하고자 선하고 올바른 의지를 일으킬 때만이 정토가 펼쳐진다고 믿기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고통을 나누고자 질병의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유마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

저희는 전염병을 씻어내고 이 땅에 정토를 구현하기 위해 육바라밀을 실천할 것을 당신께 맹세합니다. 내가 베풀 수 있는 것은 아픈 이들을 위해 내어놓겠습니다.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여 내 가정과 이웃과 일터를 질병에서 지키겠습니다. 불편하고 불이익이 찾아오더라도 기꺼이 견디겠습니다.

아픈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일을 찾아 쉬지 않겠습니다. 두려움에 휩쓸리지 않도록 내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생겨났고 인연 따라 사라질 것이며 실체가 없는 것이라 밝게 보는 지혜를 키우겠습니다. 

질병의 시절에 저희는 용기와 슬기를 모아 아픈 이웃을 보살피고 실의에 빠진 이들을 다독이며 외로운 이들을 보듬겠습니다. 모쪼록 반야용선 한 척을 띄우셔서 이 장한 서원이 이뤄지도록 도와주소서. 

[불교신문3563호/2020년3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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