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사 주지 원경스님이 간호장교들에게 띄우는 편지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장교 7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지원을 위해 3월3일 국군대구병원으로 급파된 가운데, 조계종 제6교구본사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이 “무사하게 임무를 수행하기를 부처님 전에 기도한다”며 간호장교들을 응원하는 기고문을 본지에 보내왔다. 매년 대전 자운대 호국약천사를 지원하고 있는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은 해당 기고문을 편지형식으로 군 관계자를 통해 대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간호장교들에게도 보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원경스님
원경스님

자랑스러운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졸업생 여러분.

4년의 교육과정을 건강하게 마치고 소위로 임관하는 여러분 모두 첫 번째 임지인 국군대구병원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년 같으면 사관학교 법당인 호국약천사에서 봉행하는 졸업법회에서 축하의 인사를 건넸을 텐데, 올해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직접 만나지 못해 아쉽습니다.

병마와 처절하게 싸우는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을 위해 예정보다 빨리 졸업식 및 임관식을 서둘러 마치고 한 걸음에 달려간 여러분의 모습을 언론에서 보면서 고마운 마음과 함께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대한민국 장교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저와 불자뿐 아니라, 대구시민, 경북도민 , 대한민국 국민 모두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스물두 살, 스물세 살의 청춘들이 오직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며 흔쾌히 장도(壯途)에 오른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국군사관학교의 교훈은 ‘진리의 탐구, 조국의 등불’과 더불어 ‘사랑의 실천’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랑은 불교의 자비(慈悲)와 그 뜻을 같이합니다. 자(慈)는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고, 비(悲)는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맡은 이번 임무는 국군의 본분이며, 사관학교 정신의 거룩한 실천이며, 불교의 자비 정신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60기 졸업생 여러분, 대한민국 간호장교 여러분.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맞선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과 손길은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안심(安心)을 줄 것입니다. 여러분은 병고에 시달리는 중생을 구제하는 약사여래(藥師如來)의 원력을 이 땅에서 실현하는 분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관식 전날 국군간호사관학교를 방문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군 본연의 사명”이라면서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여러분을 격려하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국민도 같은 마음입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간호장교로 임무를 수행하여 한 명의 국민이라도 더 건강을 회복한다면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러분들의 숭고한 임무 수행은 그 어느 것에 비유할 수 없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 국민들에게 건강을 선사하리라 확신합니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각자의 임지로 돌아갈 때까지 공주 마곡사 본말사와 호국약천사 대중, 그리고 전국의 불자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간절하게 기도하며 함께 하겠습니다.

힘내십시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맞서는 최전선으로 달려간 75명의 간호장교들이 한분도 빠짐없이 건강하고 무사하게 임무를 수행하기를 부처님 전에 기도하겠습니다.
 

2016년 대전 자운대 호국약천사에서 봉행된 국군간호사관학교 제56기 졸업 및 임관법회에서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이 졸업생에게 표창을 하고 있는 모습. ⓒ불교신문
2016년 대전 자운대 호국약천사에서 봉행된 국군간호사관학교 제56기 졸업 및 임관법회에서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이 졸업생에게 표창을 하고 있는 모습. ⓒ불교신문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