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자가 수행, 참선 · 염불 이렇게 하면 된다

코로나19사태로 불자들
신행생활에 변화 몰고와

종단 대표적인 수행법
참선 염불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하며 불안감 극복

조계종 포교원이 출가열반절 정진주간 동안 개별적으로 정진하고 이를 SNS로 인증하는 수행정진참여 이벤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김화연 전국교사불자연합회장이 오픈 단톡방에 올린 수행모습.
조계종 포교원이 출가열반절 정진주간 동안 개별적으로 정진하고 이를 SNS로 인증하는 수행정진참여 이벤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김화연 전국교사불자연합회장이 오픈 단톡방에 올린 수행모습.

전국의 사찰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각종 법회와 교육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불자들 신행생활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주요 기도일 때마다 법당에 모여 스님 법문을 들으며 수행을 점검하고, 도반들과 함께 수행 정진하는 시간을 당분간 가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대신 집이나 독립적인 공간에서 수행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종단의 대표적인 수행법, 간화선과 염불을 생활화하며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신심을 다져보는 것은 어떨까. 초심자를 위한 생활 속 참선과 염불수행법을 소개한다.

간화선이란 ‘화두를 들고 간절히 의심해 들어가 그 화두를 타파해 깨달음을 얻는 수행법’을 뜻한다. 간화(看話)란 ‘볼 간(看)’, ‘말 화(話)’ 즉 ‘화두를 간(看)하는 선’이라는 뜻이다. 화두 속으로 깊이 몰입해 들어가 화두와 자신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행위를 ‘화두를 든다’ 혹은 ‘화두를 참구한다’라고 말한다. 화두와 하나가 되어 생각과 말의 자취가 끊어지면 자신의 성품을 볼 수 있게 되고, 이를 불교에선 견성(見性)이라고 한다.

우선 간화선이라는 수행이 성립되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본래 부처라는 믿음이 필수적이다. 중생이 수행해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부처라는 것을 자각하면 된다는 뜻이다. 화두를 참구하려면 잡념 없이 잘 들기 위한 세 가지 중요한 요소, 3대 요소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이는 바로 내 자신이 본래 부처라는 확고한 믿음이자 선을 지도해주는 스승에 대한 믿음, 화두를 타파하면 본래 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확신인 대신심(大信心)과, 본래 부처임에도 불구하고 중생으로 살아가는데 대한 억울한 마음인 대분심(大憤心), 화두에 조그마한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철두철미한 의심을 가리키는 대의심(大疑心)이 바로 그것이다.

종단이 펴낸 <간화선 입문>에는 초심자를 위한 생활 속 화두참구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먼저 화두 참구는 아침저녁으로 5분도 좋고 10분, 20분씩이라도 규칙적으로 매일매일 정한 시간에 반복하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매일 단 몇 분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해야 공부에 힘을 기를 수 있다고 당부한다.

이렇게 하다 하루에 아침저녁으로 30분 이상 1시간씩 화두 참구를 할 수 있게 되면, 공부가 자리 잡히게 된다고 간화선입문에서 가르치고 있다. 또 선지식의 법문을 꾸준히 들으며 수행하고, 너무 조급하지도 않게, 너무 느슨하지도 않게 화두를 들라고 조언한다.

한국불교의 다양한 의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염불이다. 절에서의 기도는 물론, 크고 작은 불교의례는 모두 염불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염불(念佛)이란 지극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다. 부처님 당시부터 불자들에게 권장했던 수행법으로 전해지고 있다.

염불을 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할까. 서산스님은 “염불이란 입으로 하면 송불(誦佛)이요, 마음으로 하면 염불이다. 입으로만 부르고 마음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도를 닦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처럼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염하는 것이 바로 염불수행이다.

<염불수행 입문>에 따르면 “염불은 일반적으로 불보살님의 본원력에 의지한다는 면에서 외형적으로는 타력 수행법이지만, 불보살님을 염(念)하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하고 수행이 깊어짐에 따라 결국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불성(佛性)을 깨닫게 되므로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수행법이라 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이처럼 염불은 그 자체로 독립된 수행이며, 여러 경전에서도 그 공덕도 크다고 안내하고 있다. 우선 그 공덕이 무한하며, 불보살과 신중들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제불보살이 증명하고 가피를 주시고, 죄업이 소멸되고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며, 의식이 구족되어 삶이 풍족해진다.

또 몸에 병이 사라지고 외모가 아름다워지며, 극락세계에 왕생하고, 참다운 지혜가 생겨나 마침내 성불하게 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한 걱정과 불안감, 불교 수행으로 이겨내보자.
 

■ 자가 수행자들 인터뷰

“절에는 못가지만…수행, 이렇게 하고 있어요”

전국의 사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많은 신도가 모이는 법회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지만, 불자들은 어느 곳에 있든 각자의 공간에서 수행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3월2일부터 9일까지 출가열반절 정진주간 동안, 자택에서 기도 수행을 하며 부처님의 출가정신과 열반의 의미를 되새기고, 코로나19 극복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학생인 김민재(24)씨는 포교원이 3월2일부터 일주일 동안 출가열반절 정진주간에 각자에 맞는 수행법을 선택해 개별적으로 정진하고, 이를 SNS로 인증하는 수행정진참여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수행을 생활화하려고 노력한다는 김 씨는 특히 이 기간 동안 특별정진에 들어갔다. 매일 108배를 하고, 15~20분 동안 관음정근, 반야심경 독송에 이어 15분 참선으로 수행을 마무리 하고 있다.

김 씨는 “외향적인 사람이든, 평소 바깥출입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든 집에만 있다 보면 우울해지기 마련”이라며 “그러다보면 뭘 하든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지 못할 때가 많다. 손쉬운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도 되겠지만, 불자라면 부처님 앞에서 기도 하며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출가열반 정진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미타선원 신도인 신경옥(60)씨는 사찰에서의 신행활동이 불가능한 요즘, 정기적으로 걷기명상을 하며 마음공부에 매진중이다. 미타선원 행복선수행학교를 통해 배운 내용을 떠올리며 명상으로 불안을 걷어내고 있다.

신 씨는 “평소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 같은 위기 상황이 되니 자꾸 불안으로 향하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면서 “40~50분 동안 꾸준히 걸으며 지금 현재 이 자리에서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것에 집중하다 보면 불안한 마음이 가셔지고 마음도 편해진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의 보현사 신도 송인숙(65)씨도 “요즘은 눈뜨자마자 명상에 들고, 잠들기 전에도 1시간 이상 명상을 하고 있다. 낮에는 틈틈이 스님 법문을 들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 “집에서 방송을 듣다보면 불안하고 답답할 때가 있는데, 오히려 공부의 기회로 삼고 정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563호/2020년3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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