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교회 홍보 활동을 일러 ‘포교’로 지칭하는 문제점을 종단이 지적하고 나섰다.

총무원은 “신천지 선교활동을 ‘선교’가 아닌 ‘포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신천지가 기독교계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되었고, 그에 따라 이들의 활동을 ‘선교’가 아닌 ‘포교’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로인해 “ ‘포교’라는 용어가 국민들에게 이단의 활동이라는 부정적 시각 내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많은 언론이 신천지의 종교 활동을 포교라고 명명하는 바람에 부처님 가르침을 펴는 ‘포교’가 피해를 입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신천지 활동을 포교라고 지칭하는 것은 한국 기독교 주류 활동과 구분하려는 기독교측 의도다. 이들은 주류 활동은 ‘선교’라고 부르고 이단으로 분류한 교파나 다른 종교 활동은 ‘포교’로 구분한다. 문제는 부처님 가르침을 전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포교’ 용어가 한국불교계가 100년 넘게 사용해서 일반화되고 정착됐다는데 있다. 우리 종단의 포교 활동을 총괄하는 포교원, 포교를 전담하는 법사를 이르는 포교사 등이 그 예다.

이를 기독교가 자신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교회 활동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는 바람에 일반 국민들이 포교를 부정적으로 볼 여지가 생겼다. 기독교가 포교와 선교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양태는 기독교계 신문에서 처음 등장한 뒤 차츰 전문지 경제지 지방지 등으로 확산한데 이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반 언론과 공중파 등으로 이어졌다. 

이를 접한 스님과 불자들은 신천지교회도 불교처럼 포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기독교 측에서 의도적으로 구분 짓기 한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분개했다. 이단 규정은 기독교 자체 평가인 만큼 기독교 범주 안에서 해결할 일이지 다른 종교까지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

기독교 측은 이단은 기독교가 아니기 때문에 기독교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종교계와 국민들 생각은 다르다. 신천지 역시 교회 목사 성경 예배 등 일반 기독교와 똑같은 내용과 형식을 갖춘 기독교의 한 일파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단으로 규정했다가 정식 교단으로 받아들인 예도 있어 이단 규정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도 어렵다. 물론 우리는 기독교의 이단 논쟁에 관여할 의도는 추호도 없다. 기독교 내부에서 해결할 문제를 아무 관련 없는 불교를 끌어들여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포교가 종교 선전 일반을 지칭한다는 반박 역시 궁색하다. 포교는 100년 넘게 불교 교리,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활동으로 굳어졌음은 기독교 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기독교가 사용하는 장로, 전도, 성경도 불교에서 나온 용어다. 뒤늦게 이 땅에 들어온 기독교가 사용하는 바람에 빼앗긴 불교 용어다.

불교 용어지만 기독교 용어로 굳어져 불교는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특정 종교의 점유물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웃 종교인 기독교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기독교도 불교를 존중하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562호/2020년3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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