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현덕사 현종스님 본지에 기고

기독교 방송 모 연출가와 통화서
“일부러 쓴 표현”이란 답변 확인

신천지 종교행위 인정 않기 위해
전도 선교 대신 포교 용어 사용

불교 대한 조직적 폄훼 대응 위한
조직 운영 등 적극적 대처 주문

코로나19 국내 확산의 결정적 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신천지의 선교활동에 대해 일부 언론과 방송에서 선교가 아닌 포교라는 부적절한 단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대해 강릉 현덕사 주지 현종스님은 227일 본지에 보내준 기고문을 통해 나쁜 의도가 숨겨진 기획된 일이라고 비판했다스님은 기고문을 통해 기독교 방송 모 연출가와 전화통화를 해보니 선교나 전도는 자기들의 복음을 전하는 거룩한 이름인데, 전도나 선교란 말을 쓰면 신천지의 종교행위를 인정해주는 것이기에 대안으로 포교라는 단어를 쓴다는 답변을 들었다혹시나 했는데 이는 나쁜 의도가 숨겨진 기획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교를 의도적으로 폄훼하는데 대해 종단과 불교언론, 시민사회단체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종스님 강릉 현덕사 주지
현종스님

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가, 아니 전 세계가 난리가 났다. 그러다 보니 뉴스를 자주 보거나 듣게 됐다. 뉴스를 보거나 들을 때마다 현재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 계속 돼 눈과 귀에 거슬린다. 그 어울리지 않는 표현은 곧 포교라는 단어다. 포교는 우리 불교계에서 쓰는 단어다.

생뚱맞게 신천지 얘기를 하면서 포교라는 말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듣는 순간 이건 아니다’ ‘뭔가 불교에 나쁜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면 도저히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혹시나 했는데 이는 나쁜 의도가 숨겨진 기획된 것임이 드러났다. 기독교 방송의 모 연출자와 직접 통화를 했는데 일부러 쓴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왜냐하면 선교나 전도는 자기들의 복음을 전하는 거룩한 이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신천지 기사를 쓰면서 전도선교란 말 대신에 포교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고 한다. 전도나 선교란 말을 쓰면 신천지의 종교행위를 인정해 주는 것이기에 대안으로 포교를 쓴단다.

세상에 이런 황당한 얘기를 들으니 우리 불교계의 현실에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포교라는 단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곳에 계속 쓰이고 있는데도 종단이나 불교언론, 불교시민사회단체에서는 뭘 하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먼저 조계종 총무원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포교라는 말이 사전적으로 종교를 널리 알리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이 되돌아왔다.

그 종무원의 대답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처럼 분노를 표하는 것은 안 되지만, 이성적으로 문서나 행정적으로 각 언론사에 바르게 써 줄 것을 먼저 요구했어야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총무원에서도 출입기자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해 이를 바로잡고자 했다.

기독교나 천주교 언론에서 긍정적이거나 좋은 기사에는 선교나 전도라는 단어를 쓰고, 소위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 기사나 부정적이거나 나쁜 곳에는 포교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이것은 그들만의 합의를 통해 조직적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말과 글에는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비록 전 국민이 합의해 도출한 것은 아니더라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상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에서는 목사, 성당은 신부, 그리고 사찰에서는 스님이라고 호칭한다. 교회나 성당에서는 교세를 넓히기 위한 종교활동으로 전도나 선교를 하고, 우리 사찰에서는 포교라는 이름으로 전법한다. 앞의 호칭이나 단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상식적으로 다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말하고 사용한다.

이런 사실을 두고 종단이나 불교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우리 불교의 미래가 참으로 암울한 것을 느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도 불교를 조직적으로 폄훼하거나 나쁘게 몰아가는 언론이나 단체를 상대하는 부서를 하나 만들어서라도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대처를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스님과 불자들 또한 이같은 일을 묵과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바로 잡기 위해 항의전화나 댓글달기 등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포털사이트에서 '신천지 포교'를 뉴스 검색하면 현재도 수많은 제목들이 등장한다. 일반언론들의 무분별한 용어 사용에 대해 불교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신천지 포교'를 뉴스 검색하면 현재도 수많은 제목들이 등장한다. 일반언론들의 무분별한 용어 사용에 대해 불교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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