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종책 톺아보기] ① 불교성전 어떻게 채워질까?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홍스님)이 2020년 10월 불교성전 봉정식을 거행할 것을 공표하면서 현  시대의 ‘언어’로 새롭게 재탄생할 종단본 첫 불교성전에 관심이 쏠린다.  

10월 발간 및 봉정을 앞둔 종단본 불교성전 편찬 작업은 현재 50%의 진척률을 넘어섰다. 2019년 4월 첫 종단본 불교성전 편찬을 위한 불교성전편찬추진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연구 및 활동 끝에 2019년 말 원고 초안이 완성됐다.

부처님 생애와 가르침에 대한 핵심 키워드를 뽑아, 키워드에 맞는 내용을 200여 종에 달하는 경전에서 모두 발췌했다. 원고지 약 6000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은 현재 2890매로 줄여졌으며, 3월 말까지 수정 번역을 거쳐 일반 대중도 쉽게 알 수 있는 쉬운 말로 풀어쓰는 윤문작업에 돌입한다.
 

2019년 4월 열린 불교성전 편찬추진위원회 현판식.
2019년 4월 열린 불교성전 편찬추진위원회 현판식.

윤독회를 거쳐 6월 윤문작업을 마치면 최종 원고를 확정하고, 최종 감수에 이어 10월 말에서 11월 초 불교성전 봉정식을 거행한다. 불교성전편찬추진위원회 상임위원회는 이러한 추진 일정을 2월 중순 회의에서 공유했다.

추진위 산하에 경전선별과 윤문 등 집필을 맡은 전문위원들과 종단 안팎의 주요 소임자 스님과 전문가들이 참여한 상임위원회(감수 역할), 행정을 지원하는 기획위원회 등이 협력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전의 틀을 이루는 완성된 목차도 최근 공개됐다. 세부 목차만 보더라도 여러 세대 다양한 계층에서 두루 읽히기 위해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불교성전은 크게 거룩한 부처님, 위대한 가르침, 보살의 길, 현대사회와 접목한 불교 가르침을 담은 우리가 꿈꾸는 세상(불국토 구현)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세부 목차를 살펴보면, 1장은 부처님의 생애, 2장은 불교 근본교리를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 ‘삶이 힘든 이유’, ‘행복에 이르는 길’, ‘맑고 깨끗한 대자유’ 등으로 설명한다. 이 장에서는 ‘욕망은 채워지지 않고, 성냄은 자신을 불태우며, 어리석음은 우리를 헤매게 한다’는 내용과 함께 십선업과 팔정도, 깨달음에 이르는 서른일곱가지 수행법인 37조도품에 대해 설명한다. 

3장에서는 믿음은 공덕의 씨앗(신심), 아낌없이 베푸는 삶(보시), 나를 바로 세우기(지계), 인내하고 용서하는 힘(인욕), 끊임없는 노력(정진), 마음 밝히는 길(선정), 세상을 밝히는 지혜(지혜), 보살의 발원(발원) 등 육바라밀을 기본으로 한 대승보살의 길을 알려준다. 마지막장은 재가자들의 일상윤리를 제시하는 육방예경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지금 이 순간 불자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 나온 성전이 초기, 대승, 선불교로 구분지어 서술했다면, 종단본 불교성전은 초기, 대승과 선불교를 아우르는 통합 서술로 불교 공부에 깊이를 더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부록으로 인도와 중국, 한국불교사 연표를 수록해 불교가 태동했을 때부터 근현대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부처님 당시 인도 지도와 본문 글에 주요 불적 사진도 실릴 예정이다.      

포교원은 12월 중 2021년 사업계획을 확정해 종단본 ‘불교성전’이 계속 진화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은다. 이북(e-book)과 앱 등 최신 기술로도 구현되며, 오디오북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계층별 불교성전 편찬 등이 향후 사업으로 꼽힌다. 성전에 나타난 주요 에피소드들을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하거나 다양한 언어로도 번역한다는 구상이다.

포교부장 정인스님은 “팔만대장경의 방대한 내용을 제대로 추려, 꼭 필요한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인들의 감성에 다가가는 언어로 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세상 밖으로 나올 종단본 불교성전이 기본이 되어 앞으로 다양한 형태로 응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561호/2020년2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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