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입문하고도 앞 자리 양보한 교진여
부처님과 인연 맺어준 젊은 스님 모신 사리불
모든 허물을 제자인 자신에게 돌린 아난 등
스승을 대하는데 많은 어려움 겪을 때마다
부처님 제자들 스승 공경 방식서 가르침얻어

묘장스님
묘장스님

명절에 스승님을 찾아 뵙는다. 문중의 여러 어른스님들께 인사 다니며 수행에 도움 되는 여러 말씀을 듣다보면, 스승을 대하는데 많은 부족함을 느낀다. 이럴 때 부처님 제자들의 스승 공경방식을 기준으로 삼는다. 

교진여 장로는 부처님이 싯다르타 태자로 환생했을 때 아시타 선인의 예인을 곁에서 지켜본 7명의 바라문 가운데 한 명이다. 그중 가장 나이가 젊었으며, 아시타 선인이 ‘왕자는 장차 반드시 붓다가 될 것이다’ 라는 예언에 깊은 끌림을 받는다. 그래서 싯다르타 태자가 성장하여 붓다가 되길 오랜 세월 기다려 태자가 출가하자, 아시타선인의 예언 때 함께 곁을 지켰던 7명의 바라문 자녀들에게 태자 곁에서 수행할 것을 권한다.

그들 중 4명이 함께 동참하여 최초의 5비구가 된다. 그들은 부처님 고행 시기에 함께 곁에 머물며 수행하고 태자의 수행을 돕는다. 싯다르타 태자가 고행을 멈추었을 때 수행을 중도에 그만 둔 것으로 오해하고 곁을 떠났지만, 태자가 깨달음을 얻고 녹야원을 찾았을 때 누구보다 먼저 앞서나가 예배하고 법문을 듣는다.

부처님이 대중을 만날 때마다 수많은 이들이 동시에 출가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 중에 뛰어난 제자들이 들어오자 이미 연로하였던 교진여는 부처님께 세 번 청하여 승단에서 떠나 홀로 열반을 준비했다. 부처님을 35년간 기다렸으며 6년 고행의 시기를 함께 보냈고 부처님의 첫째 제자로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으나, 부처님과 승단을 이끄는데 더 도움이 되는 제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가장 오랫동안 부처님을 기다렸던 제자가 스승을 모셨던 방법이다.

사리불은 오비구 중 한명인 앗사지의 법다운 모습에 감동받아 그에게 법에 대해 묻고 처음으로 부처님을 알았다. 이후 친구였던 목련존자와 함께 스승 산자야를 떠나 개종하여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한다. 앗사지는 사리불에 비하면 상당히 젊었다. 사리불은 부처님 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지만 어떠한 상도 내지 않고 스승으로 섬겼다.

특히 매일 아침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앗사지 존자에게도 인사 드렸는데, 앗사지 존자와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그 방향을 맞추어 절을 올렸다. 뒤에 사리불의 이러한 행동은 외도를 믿는 것으로 오해받아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사리불은 자신을 부처님과 인연 맺어준 앗사지 존자 또한 깊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절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아난은 시자가 되기 전 부처님께 먼저 여덟 가지를 약속 받는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첫째 부처님께서 받으신 음식을 그에게 나누어 주셔서는 안 된다. 둘째 의심나는 부분이 있을 때 언제라도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자기가 없을 때 설법하신 내용을 흔쾌히 다시 설법해 주셔야 한다. 아난은 오랫동안 부처님 곁에서 시자를 하였기에 많은 일화가 있다. 부처님께서 열반 하신 뒤 뛰어난 기억력으로 부처님의 모든 말씀을 기억해냈다.

그래서 결집 때 부처님 말씀을 먼저 암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난은 경전을 송하면서 항상 ‘이와같이 나는 들었다’로 시작하였다. 그것은 자신이 들은 대로 얘기하겠다는 표현이며 혹시 의심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허물은 자신에게 있음을 의미한다. 어떠한 허물도 스승에게 돌아가지 않게 하려는 지극한 존경심의 표현이다.

가장 오랜 부처님 제자로서 높은 자리를 고수할 수 있었으나, 다른 훌륭한 이들에게 양보한 교진여, 부처님과 인연을 맺어준 준 젊은 스님에게 지극한 존경을 표하다 외도라는 오해를 받지만 존경의 마음을 감추지 않았던 사리불, 모든 허물을 자신에게 돌리는 아난존자. 

모두가 스승을 모시는데 행하기는 어려운 일을 하였다. 존경받아 마땅하다. 

[불교신문3559호/2020년2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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