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제6권 변상’
부처님은 과연 어떤 분일까


아직 불법 일러줄 주체가 없어
부처님 광명 자체나 화장세계
보살들의 입을 빌어 듣는 세존
‘전지적 작가 시점’ 여래 모습

화엄경 두 번째 품인 ‘여래현상품’을 도상화한 제6권 변상도.
화엄경 두 번째 품인 ‘여래현상품’을 도상화한 제6권 변상도.

제6권 변상도는 <화엄경>의 두 번째 품인 ‘여래현상품(如來現相品)’을 도상화한 작품이다. ‘여래현상’은 여래께서 모습을 드러냈다는 뜻이자, 정종분이라고 일컫는 화엄경의 본론이 되겠다.

화엄경의 장대한 이야기는 ‘세주묘엄품’에 등장했던 세주(世主)들, 즉 보살들과 제신들이 불법(佛法)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면서 전개된다. 세주들의 궁금증은 전부 40가지나 되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부처님은 어떤 분이신가?’하는 궁금증이고, 둘째는 ‘일체 세계바다’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이런 궁금증은 세주들만의 궁금증이라기보다는 중생들의 궁금증이며, 중생을 대신한 세주들의 궁금증이다. 

세존께서는 보살들과 세주들의 이런 생각들을 아시고, 입과 치아로써 세계의 티끌 수처럼 많은 가지가지 종류의 광명을 놓아 궁금증을 해소하게 된다. 이것이 화엄경에 나오는 부처님의 첫 번째 발광(發光)이다.

여래현상품은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기술한 내용이다. 아직 불법을 일러주기 위한 주체가 딱히 없다. 부처님의 광명이 자체적으로 법을 설하거나, 광명에 의해 드러난 화장세계(華藏世界) 보살들의 입을 빌어 ‘일체 세계바다’와 ‘세존의 속성’을 설명하고 있다.

‘부처님은 어떤 분이신가?’하는 세주들의 첫 번째 궁금증은 중중무진(重重無盡)의 ‘일체 세계바다’에 대한 두 번째 궁금증이 먼저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부처님 몸은 온 법계에 가득하여 간 데마다 중생 앞에 나타나시기 때문이며, 여래의 깊고 깊은 지혜는 모든 법계에 두루 들어가기 때문이며, 낱낱 여래의 화신들이 중생 수와 같기 때문이며, 부처님 몸은 남이 없건만 그래도 능히 태어나시며, 차별 없이 온갖 세간에 나타나되 온 법계 안의 모든 여래는 온갖 모습을 여의였기 때문이다. 

이런 사전지식 전달이 끝나면 보현보살이 각 보살들을 대표하여 삼매에서 일어나 세존을 대신해 화장세계의 속성과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불교신문3559호/2020년2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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