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은 어디서 오셨는가’
육바라밀 실천하면 위없는 지혜 얻어


보해바라문 500가지 원 세워
오탁악세 중생 구하겠다 원력
보장여래가 ‘석가모니불’ 수기

혜총스님
혜총스님

<비화경> ‘다라니품(陀羅尼品)’에 의하면 세존께서 무소외평등지(無所畏平等地)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이 매우 어려운 것이며 이 법을 널리 펴는 것 또한 배나 어렵다. 이 법은 곧 계(戒)·정(定)·혜(慧)·해탈(解脫)·해탈지견(解脫知見)으로 익히고 닦을 바이니 능히 보살들로 하여금 위덕(威德)을 성취하게 한다.

선남자여, 여래가 본래 보살도를 행할 때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로써 이 다라니를 포섭하였고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만억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공경하였다.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혹은 보시를 행하고, 혹은 범행(梵行)을 닦아서 청정하게 계를 지키며, 혹은 부지런히 정진하고, 혹은 인욕을 닦으며, 혹은 삼매에 들고, 혹은 지혜를 닦아 익혀서 갖가지로, 순수하고, 선하고 청정한 업을 닦았으므로 내가 이제 위없는 지혜를 얻었다. 

선남자여, 내가 과거에 한량없는 세월 동안 보살도를 닦을 때 항상 거짓말·두 가지 말·욕설·꾸밈말을 멀리하였으므로 이제 이러한 혀 모양을 얻었다. 따라서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는 진실하여 허망함이 있을 수 없다.”

석가모니부처님의 행과 원은 위 말씀과 같이 모두 보살도의 구현으로 진실하여 허망함이 있을 수 없다고 하셨다. 이 석가모니부처님의 500대원은 <비화경> ‘제보살본수기품(諸菩薩本授記品)’에 나온다.
 

삽화=손정은
삽화=손정은

과거 아승기겁 전에 산제람이란 불국토에 전륜성왕인 무쟁념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는데 보해(寶海)라는 바라문 신하가 있었다. 보해에게는 보장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출가하여 도를 이루고 보장여래가 되었다. 보장여래가 중생들을 제도하며 세계를 두루 돌다가 3개월간 무쟁념왕의 공양을 받으신 적이 있다.

왕의 공양이 끝나고 1000명의 왕자들이 각각 3개월씩 공양하면서도 그 공덕으로 천상의 왕이나 전륜성왕, 부자가 되기를 원할 뿐 위없는 진리를 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왕까지도 전륜성왕을 바라고 무상보리를 구하지 않았다. 그러자 보해가 왕에게 하늘과 사람의 과보는 무상함을 설득하고, 왕에게 보리심을 발하여 보살도를 행하며 청정한 불국토에서 성불할 것을 권한다. 

보해는 무쟁념왕에게 청정불토를 취하는 서원을 세우게 하는데 왕은 부처님께 공양하여 얻은 선근으로 위없는 보리심을 내고 51대원을 세운다. 그러자 보장여래는 미래에 그가 무량수불이 될 것이라고 수기하신다. 이어서 1000명의 왕자들이 각각 서원에 따라서 미래에 관세음보살, 득대세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의 보살이 되고, 모두가 성불할 것이라는 수기를 받는다. 

또 보해의 아들 88명과 3억의 제자들도 보해가 권하여 보리심을 발하고 수기를 받는다. 그러나 수기를 받은 이들이 한결같이 현겁 사바세계의 오탁악세 중생들을 구하려는 원력이 없자, 보해바라문은 이때 500가지의 대서원을 세운다. 그러자 보장여래는 미래의 사바세계에 성불하여 석가모니부처님이 되리라고 수기를 주신다.

보해는 신하이면서 왕을 교화하고 이어서 왕자와 제자들에게 보리심을 발하게 한 후 아무도 가지 않는 그 길을 택한다. 이것이 보살의 참 모습이 아니겠는가.

[불교신문3559호/2020년2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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