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련 ‘절턱 낮추기 프로젝트’ 주목

대불련 소속 청년 불자들
사찰기행 유튜브 영상제작
불교와 전통문화에 대한
젊은 시청자 관심 높일 것

폭설이 내린 2월17일 대불련 절턱 낮추기 프로젝트 ‘저절로 간다’ 팀이 깜찍한 포즈로 유튜브 콘텐츠 홍보에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박유진, 전혜정, 홍사훈 씨.
폭설이 내린 2월17일 대불련 절턱 낮추기 프로젝트 ‘저절로 간다’ 팀이 깜찍한 포즈로 유튜브 콘텐츠 홍보에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박유진, 전혜정, 홍사훈 씨.

“저 절로~간다! 좋아요, 구독 꾹 눌러주세요.” 2월17일 조계종 전법회관 4층 법당에 20대 생기발랄한 세 명의 젊은 불자가 소형 카메라를 향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이들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윤정은) 소속의 청년 불자, 박유진, 홍사훈, 전혜정 씨. 유튜브를 적극 소비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불교를 어필하기 위해 ‘유튜버’라는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촬영 및 편집은 박유진, 진행자는 홍사훈, 제작 총괄은 전혜정 씨가 맡았다.

영상 제목은 ‘저절로 간다’. 대불련 캠퍼스 포교팀이 올해 새롭게 시작한 ‘절턱 낮추기 프로젝트’의 주요 활동 가운데 하나이다. 사실 진즉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지만, 그간 콘텐츠 게시를 원활하게 하지 못했다. 올해부터는 영상에 집중해 청년 불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저 절(사찰)로 간다’와 ‘(마음 따라 길 따라) 저절로 간다’라는 다의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이 제목은 세 명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불자는 물론 불교를 거의 접해본 적 없는 일반을 대상으로 친근한 사찰방문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사찰에 녹아있는 우리 역사와 불교문화를 소개해 “알고 보면 절은 참 재미난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이날은 첫 촬영을 시작한 날. 전법회관 법당에서 오프닝을 열고, 곧바로 우정총국과 일주문으로 자리를 옮겨 일사천리로 진행을 이어갔다.

1인 진행을 맡은 홍 씨는 중고등학교 때 문화해설사로 활동한 경험을 십분 살려 누가 들어도 귀에 착착 감기는 목소리와 간결한 설명으로 경내를 샅샅이 돌았다. 역사를 복수전공한 이력도 한몫했다.

‘대한불교 총본산 조계사라는 현판만 봐도 이 사찰이 평범한 곳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든지, ‘관세음보살 별명이 왜 천수천안인지’, ‘조계사엔 무려 500살이 넘은 소나무가 있다’든지 등등 절에 가면 한 번쯤 궁금할 만한 내용들을 직접 작성해, 이날 한방에 다 풀어냈다.
 

저절로 간다의 좋아요, 구독을 외치는 모습.
저절로 간다의 좋아요, 구독을 외치는 모습.

기습폭설과 강풍이 몰아친 날이었지만 청년 불자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세 시간에 가까운 야외촬영으로 얼굴과 손은 빨갛게 얼었지만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불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세 명 모두 대불련에서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박유진 씨는 바로 직전 회장으로 활동하며 문 닫았던 동아리들이 재창립할 수 있도록 캠퍼스 포교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홍사훈 씨 또한 고려대 불교동아리 회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다. 전혜정 씨도 대학 생활을 불교 동아리와 함께했고 지금은 대불련 캠퍼스 포교팀장을 맡아 매년 전략을 세운다.

전 씨는 “첫 촬영이라 긴장도 많이 했는데 법우들이 잘해줘서 고맙고, 이렇게 하다보면 좋은 결과물도 나올 것”이라며 “대불련 전국 지회장 단톡방과 동문회 선배들, SNS 등을 적극 활용해 ‘좋아요 구독 댓글’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채널 홍보에도 힘쓸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유튜브에서 사찰답사나 사찰여행 또는 사찰기행으로 검색하면 의외로 콘텐츠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 홍 씨도 “젊은 층에서 사찰이라는 곳을 부담 없이 방문하고, 그 속에 녹아있는 문화재와 역사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제 남은 일은 세 시간에 가까운 영상을 편집하는 일이다. 이 어려운 과제는 전 대불련 회장 박 씨가 맡았다. 그래도 무사히 끝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뿌듯한 얼굴이다. 

박 씨는 “영상제작에 나서고 싶어도 지난해는 회장을 맡아 시간에 쫓기다보니 여유가 없었다”며 “영상도 편집도 독학으로 터득하고 있는 중이지만, 열심히 노력해 초심자의 눈높이에 맞춘 현장감 있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종 결과물은 3월 공개된다. 사찰 구석구석을 돌며 찍은 풀 영상은 20분 내외의 되도록이면 짧은 영상물로 만들어 매월 1회 게재한다. 유튜브에서 대불련(www.youtube.com/user/kbuf108/channels?disable_polymer=1)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이날 조계사를 시작으로 봉은사 등 수도권 주요 사찰을 중심으로 촬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세 명의 젊은 불자는 마무리 인사로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저절로 간다 팀은 절 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대불련의 20대 청년 불자들이 직접 제작 편집합니다. 전문적인 방송에 비해 부족한 면은 있지만, 젊은 연령대, 불교 입문자 시각에 맞는 영상 제작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내용에 오류가 있다면 적극적인 지적도 부탁드립니다~~ 매월 하나의 영상이 업로드 되고, 한 번의 방송에 하나의 사찰을 담습니다. 사찰 정보와 함께 간단한 불교지식 한 두 가지도 함께 전달합니다~~.” 
 

ASMR · 즉문즉설도 ‘눈길’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는 올해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유튜브’를 활용한 청년 포교에 앞장선다.

대불련 캠퍼스 포교팀의 절턱 낮추기 프로젝트 ‘저절로 간다’ 영상을 비롯한 총 4개의 콘텐츠를 생산해 매주 새로운 영상을 대학생 불자들에게 전하겠다는 원력이다.

캠퍼스 포교팀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법구(法具)를 활용한 ASMR도 눈에 띈다. 힐링이 필요할 때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리를 만들어 새로운 포교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불교용품을 활용하거나 사경이나 독경 등 신행활동, 사찰음식 만들기 등을 시도할 예정이다.

대불련 소속 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불자들의 활동 현장을 취재하는 ‘불담기자단’도 유튜브 영상 제작에 나섰다. 이들은 취재한 글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게 유튜브에 게재한다. 인터뷰 영상은 물론, 웹툰 작가 하일권, 경북대 불교동아리 인터뷰, 대구-부산 브이로그 등을 곧 업로드한다.

이와 함께 대학생 불자들의 사연을 미리 받아 법사 스님을 초청해 고민을 풀어보는 즉문즉설 영상제작도 추진 중이다. 윤정은 대불련 회장은 “막연히 불교는 어렵고 재미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새로운 포교콘텐츠로 젊은 청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3559호/2020년2월22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