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민턴대회 요양원 도량정비...제2창건 본격화

신라 고승 ‘도선국사’ 창건
조선 영조 효심 깃든 도량

‘지역 화합·상생’ 원력 세운
혜성스님 주지 부임 이래
도량정비, 복지사업 전개
‘제2 창건’ 도약 발판 마련

신라시대 고승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파주 보광사가 다양한 복지사업을 통해 지역 모범도량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사진은 보광사 불교대학에서 수학중인 지역 불자들.
신라시대 고승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파주 보광사가 다양한 복지사업을 통해 지역 모범도량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사진은 보광사 불교대학에서 수학중인 지역 불자들.

신라시대 고승 도선국사가 894(진성여왕 8) 왕명에 따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고령산(高靈山) 자락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년고찰 보광사.

조선시대 영조의 어머니이자 MBC 드라마 동이의 주인공인 숙빈 최 씨가 잠들어 있는 소령원의 원찰로 왕실의 시주가 구한말까지 이어진 사찰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때 불타긴 했지만, 대웅보전 등 전각들과 왕실의 손길이 머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러한 역사와 전통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수행과 포교를 통해 지역 대표 사찰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혜성스님이 새 주지로 부임한 이래 현대사회에 눈높이에 맞는 포교도량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121일 찾은 보광사는 경자년 새해를 맞아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고 신심을 다지려는 불자들의 기도소리로 가득했다. 고즈넉한 겨울산사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천년고찰인 만큼 관광차 사찰을 찾은 참배객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광사는 영조의 지극한 효심이 깃든 ()도량으로 유명하다. 영조의 효심이 전해지는 것은 어실각과 그 앞에 서 있는 향나무다. 어실각은 숙빈 최씨의 영정과 신위를 모신 아담한 전각이다. 정면과 측면 모두 1칸 규모에 지붕선이 가운데로 몰린 사모지붕을 얹었다.

어실각 앞에는 제법 우람한 향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수령 300년이 넘은 이 향나무는 영조가 어실각을 조성할 때 함께 심은 나무라고 전해진다. 멀리 한양에 있는 자신을 대신해 어머니를 지켜주길 바람을 담았던 것일까? 어실각을 지키고 서 있는 모습이 마치 망토를 두른 장군을 연상케 한다.

또한 영조는 보광사 대웅보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83)과 만세루 등을 중수하고, 대웅보전 현판에 자신의 글씨를 새겼다. 현재 걸려 있는 대웅보전 현판이 영조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대웅보전과 만세루는 영조가 중수한 이후 한국전쟁 당시에도 불타지 않고 현재에 이르고 있는 만큼 영조의 손길이 묻어 있는 특별한 흔적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고려 1215(고종 2) 원진국사가 중건할 당시 법민대사가 목조불보살상 5위를 봉안한 것으로 전해지는 목조석가여래좌상과 1634(인조 12) 조성한 것으로 주종장(鑄鐘匠)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꼽히는 숭정칠년명동종(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8), 대웅보전 외부 판벽화 등 성보문화재도 보광사의 천년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이처럼 역대 조사들의 헌신으로 이룬 보광사의 면모는 후학들의 의해 오롯이 계승되고 있다. 지난해 보광사 주지로 새로 부임한 혜성스님은 2창건을 위한 도량정비 7개년 계획을 세워 대중들과 함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먼저 보광사 산내 암자는 물론 경내 산신각, 만세루 등 전각에 대한 시설정비를 진행했다. 또한 위패당을 새로 건립하고 전각에 대한 주련도 정비하는 등 대대적인 중창불사를 전개했다.

이어 토지문제 등으로 소홀해진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수시로 접촉하며 합리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을 초대한 크고 작은 행사를 열고 지난해 말부터 매주 일요일 점심공양에 맞춰 커피와 빵 등을 제공하며 열린 도량으로서의 위상을 높여나가고 있다.

보광사 주지 혜성스님은 사찰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지역 대중과 화합과 상생이라며 사찰이 지역 사회에 기여도를 높여나가면 당연히 포교도 잘 될 것이고, 그만큼 불교의 위상도 올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보광사 주최로 포천 대진대 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템플민턴 야단법석 배드민턴 대회’
지난해 8월 보광사 주최로 포천 대진대 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템플민턴 야단법석 배드민턴 대회’

이 같은 보광사의 포교 지향점은 체육 꿈나무 육성 지원금 모금과 사회화합을 위해 지난해 831일부터 91일 양일간 포천 대진대 체육관에서 열린 5회 템플민턴 야단법석 배드민턴 대회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다. 주지 혜성스님이 회항사 주지 소임 당시 만든 순수 아마추어 대회로 5회째 이어져오면서 1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지역 대표 스포츠축제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대회 출전선수들에게 받은 참가비로 장학금을 마련해 배드민턴과 육상, 야구, 유도 등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양한 종목의 체육 꿈나무들에게 전달하고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혜성스님은 회암사에 이어 보광사에서도 의미 있는 배드민턴 대회를 열 수 있어 뿌듯하다면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참여했고 특히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참가가 두드러져 가족 한마당 같은 느낌도 드는 만큼 앞으로 지역과 소통하며 스포츠 꿈나무 양성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또한 양주시에 최초로 건립된 회천노인복지관 운영을 지원하며 노인복지에 앞장서고 매주 일요일 지역 군법당 3곳을 15년 넘게 법회 지원하고 있는 등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경기도북부불교사암연합회, 파주사암연합회와 함께 지난해 12월 파주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5회 경기북부음악예술제 ‘2019 행복드림 효()콘서트를 열며 불교전통문화와 현대음악이 어우러지는 문화포교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더불어 지역 포교와 함께 사찰 본연의 기능인 법회와 기도, 교육에도 소홀함이 없다. 부처님 가르침과 첫 인연으로 불자들의 기초적인 소양을 갖출 수 있는 3개월 12주 과정의 불교대학을 운영한다.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강사로 나선 가운데 부처님의 생애, 불자의 예절, 불교문화, 예불과 기도, 찬불가 등을 지도하며 초심자들의 불교 이해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밖에도 법회 등을 통해 음성공양에 나서고 있는 불교합창단을 비롯해 친목과 신심을 다지는 거사림회, 국악으로 포교에 나서는 풍물단, 군포교 활성화를 위해 창립된 군포교지원단 등 다양한 신행모임을 주축으로 다양한 기도와 법회,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혜성스님은 앞으로 보광사 사부대중의 원력을 모아 한 번 더 가보고 싶고, 꼭 찾아 밟아보고 싶은 도량, 지역 사회와 함께 하며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행복한 신행생활을 할 수 있는 친근한 수행처를 만들기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인터뷰 / 보광사 주지 혜성스님

“현대사회 맞는 대중적 포교활동 주력”

혜성스님
혜성스님

“보광사는 신라시대인 894년 도선국사가 국가 비보사찰(裨補寺刹)로 창건해 1388년 무학대사가 중창했고 한국전쟁에 일부 소실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이후 복원불사를 거듭해 사격을 일신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전통을 계승하고 지역과 함께하는 모범도량이 될 수 있도록 맡은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량정비 7개년 계획’ 등 체계적인 중창불사와 다양한 복지사업을 통해 도약에 나서고 있는 보광사 주지 혜성스님의 포부가 남다르다. 때문에 혜성스님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당면한, 하루를 멀다 하고 변화되는 사회현상들은 지금까지의 삶의 형태와 가치기준을 빠르게 바꾸어 놓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렇듯 변화하는 사회에 동떨어지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지혜를 일구는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복덕을 쌓는 신행단체인 자비나눔봉사단, 합창단, 풍물단, 거사림회, 군포교지원단 등의 활성화를 도모해 대중적 포교활동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사찰은 지역 기여도가 높아야 한다”는 혜성스님은 노인복지관 운영을 지원하고 스포츠 꿈나무를 양성하는 ‘템플민턴 대회’를 개최해 생활체육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매년 지역 청소년에게 장학금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동두천시 송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취약계층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자비나눔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지난해 7월 경기도지사로부터 선행도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님은 “템플민턴 대회나 장학금을 받은 청소년들이 어느덧 대학생이 돼 사찰에 와서 감사를 전하고 자원봉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이 맛에 청소년 포교를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도량정비 계획을 차근하게 추진하면서 도량 인근 사찰 소유 토지에 노인요양원도 건립하고 싶다”면서 “더불어 지역 대중과 화합하기 다양한 복지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도 밝혔다.

파주=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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