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눈

이승우
이승우

15년 동안 당뇨병을 앓고 있던 49세의 환자분이 양쪽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 병원에 왔다. 오른쪽 눈도 당뇨망막병증과 견인망막박리가 동반되어 있었고 왼쪽 눈은 눈 안에 출혈(유리체출혈)이 발생하여 형태만 겨우 보이는 상태였다. <아래사진>

보건복지부는 2030년이면 당뇨병환자가 약 720만 명(전 인구의 14%)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당뇨병 환자 중 15년 이상 된 환자의 약 70%에서, 5년 이하의 환자 중 약 2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많은 환자들이 언론 매체 혹은 책 등을 통해 당뇨병에 의해 눈이 나빠질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환자처럼 병이 악화될 때까지 병원에 오질 않을까.

가장 큰 원인은 시력이 떨어지는 자각증상이 없거나 안저 검사를 위해 사용한 산동제 때문이다. 검사 후에도 동공이 한동안 커져 가까운 것이 잘 보이지 않거나 운전할 때 눈부심 등이 불편해 병원에 오지 않는 것이다.

한국인에게서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질환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이다. 이들 질환의 공통적인 특징 중에 하나가 병이 상당히 진행하기 전까지 자각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병이 상당히 진행이 되어야지만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당뇨병 진단 후 처음 안과 검사를 받은 환자 중 약 4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진단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런 당뇨병과 눈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당뇨병 때문에 눈에 올 수 있는 합병증은 당뇨망막병증, 백내장, 녹내장, 각막질환 및 뇌신경 마비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당뇨망막병증이다. 왜냐하면 치료를 제때 받지 않고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시점이 되면 병이 이미 진행이 되어 눈 속 출혈(유리체 출혈), 견인망막박리, 신생혈관 녹내장 그리고 황반부종 등과 같은 시력에 영향을 주는 합병증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당뇨망막병증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첫 번째,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먼저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안과에 방문하여 안저 검사를 받자. 제 2형 당뇨병의 경우는 진단 즉시, 제 1형 당뇨병의 경우는 진단 후 5년 이내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병의 정도에 따라 수개월에서 1년 정도의 간격으로 안과 전문의의 권고대로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 철저한 혈당 및 혈압조절이 필요하다. 혈당과 혈압을 철저히 조절하면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고지혈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혈중 콜레스테롤 양이 높은 경우 눈 안의 신경조직인 망막에 지질삼출물(지방의 침착)의 증가되고 이로 인해 황반부종이 발생하여 시력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네 번째, 담배를 끊어야 한다. 흡연을 하게 됨으로써 혈관과 관련된 합병증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몸은 천 냥이요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다.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합병증들 중에 시력이 소실되는 당뇨망막병증 치료를 제때에 받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망막병증도 제때에 치료를 받지 않고 병이 진행을 하면 영구적인 시력손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가장 좋은 치료는 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적절한 혈당, 혈압, 고지혈증 관리와 함께 안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병의 정도에 따라 약물 치료, 레이저 광응고술, 안구내 주사(항체주사 혹은 스테로이드) 등의 치료를 받게 된다면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실명이나 시력저하를 막을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당뇨병 환자는 시력저하와 같은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정기적으로 안과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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