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상월선원 현장 다시 찾은 무문관 정진 대중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마친 정진 대중들이 회향 1주일만인 2월14일 상월선원을 방문, 철거현장을 둘러봤다. 이날 회주 자승스님과 선원장 무연스님, 지객 호산스님, 재현스님, 인산스님 등 무문관 대중 스님과 상월선원 주지 원명스님, 총도감 혜일스님, 노전 환풍스님 등이 함께 했다.
스님들은 90일 동안 치열하게 정진했던 수행터를 보며 감회에 젖었다. 선방이 있던 자리를 걷던 회주 스님은 소한 때 비가 많이 내려 혹시라도 뒷산에 흙이 쏟아져 스님들을 덮칠까 걱정하느라 이틀은 잠을 자지 못했다고 전했다.
“장마철처럼 비가 쏟아지는데, 비닐하우스라서 그런지 빗소리가 정말 컸다”며 “혹시라도 흙이 내리치면 다른 스님들 다치지 않게 내 쪽으로 쏟아져라” 하고 속으로 바랐다고 한다. “다른 스님들이 만에 하나 다치면 큰일 난다는 마음에 죽더라도 내가 죽어야지” 하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호산스님은 “겨울에 눈이 오는 게 아니라 여름 폭우가 쏟아지듯 비가 와서 기억이 난다”며 “용맹정진 후 묵언을 풀고 회주 스님 생각을 뒤늦게 알았을 때 분위기가 숙연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스님들은 특전사 군법당 시절 모셔진 미륵불상을 참배했다. 스님들은 3060평 규모의 상월선원 터를 내려다보며 불사가 원만하게 진행되길 기원했다.
회주 스님은 신도시 포교 거점도량이 될 상월선원에는 스님들이 정진할 선원과 재가불자들을 위한 시민선방이 건립돼 수행불교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지 원명스님은 “기초설계가 곧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수행과 포교에 무게를 둔 도량 불사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정진 대중들은 선방보다 한층 기온이 낮은 미륵전에서 천막을 치고 90일 내내 저녁기도를 했던 노전 환풍스님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동안거 내내 추위과 배고픔을 견디며 정진했던 상월선원 무문관 결사 대중은 이날 정진터를 둘러본 후 각자의 수행처로 돌아갔다. 정진 대중 가운데 막내인 인산스님은 “상월선원에서 스님들이 서로서로 다독이며 정진했던 시간이 그리웠는데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롭다”며 “몸을 잘 추슬러 참선 수행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하남=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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