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순 명장과 제자들 ‘천년의 올을 잇다’展
강화 갤러리 더웨이서 2월29일까지 개최

아름다운 전통자수의 명맥을 잇기 위해 자수공예 유희순 명장과 그의 제자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수를 놓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희순 명장의 '달항아리-지구' 作. 달항아리 위에 지구라는 언어 그대로의 의미를 반영했다.
아름다운 전통자수의 명맥을 잇기 위해 자수공예 유희순 명장과 그의 제자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수를 놓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희순 명장의 '달항아리-지구' 作. 달항아리 위에 지구라는 언어 그대로의 의미를 반영했다.

직물 표면에 갖가지 색의 실로 문양을 내는 자수(刺繡). 청동기 시대부터 '방추차(실을 만드는 데 사용한 선사 시대 생활 도구)'를 이용한 작품이 만들어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섬세한 재료와 기법 등이 발전되며 자수문화는 조선시대 절정기를 맞는다. 화려함이 돋보이는 궁중자수와 민중들이 사용하던 민간 자수 등이 핵심축을 이뤘다. 그러나 조선 후기 서구문화가 유입되면서 전통자수는 침체기를 걷게 된다. 특히 중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대량의 제품이 쏟아져 나오며 우리 생활과 함께해온 전통자수는 설 곳을 잃고 만다.

전통자수의 위기에 맞서 유물 재현작업과 전승에 힘써온 유희순 명장과 전수 제자들이 그 명맥을 잇기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이들은 229일까지 강화도 갤러리 더웨이에서 천년의 올을 잇다를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수를 놓은 전통자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를 여는 유희순 대한민국 자수공예 명장(제345호)과 28명의 전수자들은 동국대학교 미래융합교육원에서 인연을 맺은 사제지간이다. 유 명장은 전통자수의 미적 가치를 전승하기 위해 1998년부터 동국대학교 교단에 섰고, 이제 22년째를 맞이한다. 그동안 호흡을 같이 맞춰온 이들이 그간 정성과 인내를 쏟아 부은 작품들을 대중들에게 공개한다.

전수제자 장현성 씨의 '지장보살도'.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전수제자 장현성 씨의 '지장보살도'.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먼저 갤러리 1층에 들어서면 28명의 전수 제자들의 작품들이 있다. 명장에 버금가는 실력으로 이미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을 비롯해 다수의 공예공모전에서 상을 휩쓸고 있는 제자들의 실력을 감상할 수 있다. 전수 제자 장현성 씨의 지장보살도와 윤교순 씨의 부처 방석’ 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그간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는지 짐작케 한다.

닥나무 껍질을 가공한 닥피 위에 하늘로 쭉 뻗은 가로수 나무의 질감을 살린 유희순 명장의 ‘선목(ZENTREE)’ 作. 세계 최초로 시도한 작품이라는 게 유 명장의 설명이다.
닥나무 껍질을 가공한 닥피 위에 하늘로 쭉 뻗은 가로수 나무의 질감을 살린 유희순 명장의 ‘선목(ZENTREE)’ 作. 세계 최초로 시도한 작품이라는 게 유 명장의 설명이다.

2층에선 유희순 명장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닥나무 껍질을 가공한 닥피 위에 하늘로 쭉 뻗은 가로수 나무의 질감을 살린 선목(ZENTREE)’이 눈길을 끈다. 세계 최초로 시도한 작품이라는 게 유 명장의 설명이다. 또한 열쇠 패나 주머니 등에 수놓아진 자수부터 활옷·일월오봉도 등 다양한 공예품에 수놓아진 자수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달항아리라는 주제에 우주’ ‘지구’ ‘환상'이라는 언어 그대로의 의미를 자수로 반영한 작품도 선보여 주목할 만 하다.

전수 제자 윤교순 씨의 '부처 방석'
전수 제자 윤교순 씨의 '부처 방석'
전수제자 유혜정씨의 '쌍학흉배'作.
전수제자 유혜정씨의 '쌍학흉배'作.

이번 전시작품이 수록된 도록엔 전승 제자들이 나에겐 전통자수란’ ‘수를 놓으며라는 소제로 작업을 하며 느꼈던 소회를 적은 글들이 실렸다. 작품과 함께 아름다운 시 한 편을 읽는 여운을 느낄 수 있다는 전언이다.

명장과 제자들이 정성을 모은 이번 전시회에 대한 주변의 기대감도 크다. 이창한 동국대학교 미래융합교육원장은 추천의 말을 통해 서양문화 예술의 현란함과 화려함이 차고 넘치는 이 시대에 한국문화 예술의 혼이 담긴 전통자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전통자수라는 아름다운 문화와 전통이 현대에 다시 꽃 피울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통자수 유물 재현작업과 전승에 힘써온 유희순 대한민국 전통자수 명장의 모습.
전통자수 유물 재현작업과 전승에 힘써온 유희순 대한민국 전통자수 명장의 모습.

유희순 명장은 외부 시장의 유입 속에 사라져 가는 우리 고유의 전통자수를 지키기 위해 그간 자수유물 재현작업과 전승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헌신해 왔다이렇게 인연을 맺은 동국대학교 미래융합교육원 제자들과 함께 소중한 자리를 마련하게 돼 뜻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한층 더 자수 발전에 심혈을 기울여 우리나라 전통자수의 보존과 역할에 충실히 기여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관심과 격려를 부탁했다.

유희순 명장은 2002년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된 자수공예의 대가이다. 자연 물감으로 직접 염색한 천과 실로 자수를 놓는 독특한 작품세계로 인정받고 있다. 1983년 제8회 전승공예대전 입상을 비롯해 1997년 제14회 신미술대전 공예부문 대상 등 수많은 공예대전에서 수상경력을 쌓았다. 2000년엔 한국밀레니엄 상품으로 선정돼 산업자원부장관상 및 우수 공예문화 100 선정전은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등 해외에서도 수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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