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제5권 변상’
보살과 부처 경계 허물어지는 순간


천왕ㆍ신들에 이어 보현보살 등
보살들 해탈ㆍ중생구제 이야기
수행자로서도 부러운 ‘방편력’

보현보살 등 각 보살들이 해탈문을 얻은 인연과 중생구제 이야기가 담긴 대방광불화엄경 제5권 변상도.
보현보살 등 각 보살들이 해탈문을 얻은 인연과 중생구제 이야기가 담긴 대방광불화엄경 제5권 변상도.

제5권 변상도는 ‘세주묘엄품’의 마지막 장면이다. 천왕과 신들의 등장에 이어 각 보살들의 해탈문(解脫門)을 얻은 인연과 중생구제 이야기가 펼쳐진다. 보살들 가운데 먼저 등장하는 이름이 보현보살마하살(普賢菩薩摩訶薩)이다. <화엄경>에 있어 보현보살은 모든 보살들의 상수(上首)다. 또한 화엄경 전체 내용에서도 보현보살의 설법이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며 등장인물 중에서도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한다. 

‘보현(普賢)’이라는 말은 ‘덕과 선함이 한량없다’는 의미이고, ‘보살(菩薩)’은 ‘깨달은 중생’이라는 뜻이며, ‘마하살(摩訶薩)’은 ‘일체의 지혜’을 의미한다. 참고로, 세주묘엄품에 등장하는 모든 신들이 해탈문을 얻은 것도 보현보살의 행원을 닦은 선한 과보 덕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화엄경에서는 보현의 원력과 실천행을 수행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 

5권에서 설명하는 보현보살의 열 가지 해탈문 가운데, ‘능히 신통력으로써 가지가지 몸으로 두루 한량없는 법계에 변화를 드러낸다는 이름의 해탈문이 있다(能以神通力化現種種身遍無邊法界 有解脫門)’는 아홉 번째 해탈문은 수행자로서 부러운 방편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런저런 현상과 경계에 끄달리며 사는 우리네 삶이기 때문이다.

보현보살 외에 <대방광불화엄경제5권변상>에는 정덕묘광보살(淨德妙光菩薩), 해월광대명보살(海月光大明菩薩), 해혜자재신통왕보살(海慧自在神通王菩薩), 뇌음보진보살(雷音普震菩薩), 백목연화계보살(白目蓮華髻菩薩), 중보광명계보살(衆寶光明髻菩薩), 금염원만광보살(金燄圓滿光菩薩), 대지일용맹혜보살(大智日勇猛慧菩薩), 법계보음보살(法界普音菩薩), 부사의공덕보지인보살(不思議功德寶智印菩薩), 운음정월보살(雲音淨月菩薩), 선용맹광명당보살(善勇猛光明幢菩薩) 등이 대표로 등장한다.

모든 보살들은 제각기 법문을 깨달아 알며, 여래의 신통한 경계에 들어가며, 여래의 해탈 경계에 들어간 이들이었으니, 보살과 부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변상도에서 특이한 점은 진출재대보살(塵出諸大菩薩)이라는 명호다. 본문에 ‘티끌 수 같은 보살들이 출현하였다’는 설명을 한 명의 보살로 형상화하여 표현한 듯하다.

[불교신문3557호/2020년2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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