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기독교 이익 위해 국회에 입성하고
151명 기독인 국회의원 낙선 카드로 겁박
기독교에만 유리한 법안 통과시키려는 발상

상대를 죽이려는 목적인 정당은 괴물일 뿐
이번 총선 불교 정치참여에 빨간불 들어와

자현스님
자현스님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올바른 판단과 심판이 선거를 통해서 새롭게 구현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치러지는 4·15총선은 가장 더러운 죽음의 꽃이 되고 있다. 2019년 12월27일에 통과된 선거법인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악용하는 독버섯이 움트고 있기 때문이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정당 투표를 통해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정받을 수 있는 방식의 보완 형태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지역구에서 단 1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정당이라도 정당 투표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기존보다 비례대표 의석을 더 크게 주는 방식이다.

한국 정치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당체제가 강하다. 이렇다보니 군소정당의 위치는 약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해 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군소정당의 비례대표 숫자를 늘려주자는 것이 법안의 취지다.

그런데 이 법안으로 인해 갑자기 최고의 잇슈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포털에서 ‘빤스’와 연관 검색어를 형성하고 있는 기독자유당의 전광훈 목사다. 전 목사의 정치참여는 16년 전인 2004년의 17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득표율은 22만8837표(1.07%)였다. 이후 2008년 18대 때는 44만3775표(2.59%), 2012년 19대에서는 25만7190표(1.2%) 그리고 지난 2016년 20대 때는 62만6853표(2.63%)를 기록했다.

‘예수 정당’을 표방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없었다. 실제로 기독교인의 80%가 기독교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 반대하며, 86.6%는 전광훈 목사의 자극적인 언사가 기독교의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보고 있다. 즉 지금까지 전광훈 목사는 개성이 강한 특이한 목회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시행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정당 투표에서 3%만 넘기면, 비례대표 의석을 3∼5석이나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300명이나 되는데, 몇 명이 무슨 대수냐고 생각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 목사는 국회에 2명만 들어가도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명이 들어가서 (여러) 법안을 발의하면 된다. (신앙이 기독교인 의원) 151명에게 사인받으면 끝난다. 안 해주려고 하면, 지역구 교회에 이야기하겠다고 하면 된다. 당론보다 무서운 게 국회의원 배지 떨어지는 거다. 국회에 2명만 들어가도 대한민국에 기적이 일어난다. 원수 마귀를 내쫓을 수 있다.”

전 목사는 자신과 기독교의 이익을 위해 국회에 입성하고, 151명의 기독교인 국회의원을 낙선이라는 카드로 겁박해 기독교에만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상천외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국회의원은 낙선하면 사람도 아니다’는 말이 있다. 이런 국회의원의 약점을 이용하겠다는 대놓고식 천명이다.

종교가 정당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정당은 분열된 상처를 아우르고 화합을 통해서 국민을 행복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자기 종교의 이익만을 위해, 상대를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독교 정당은 괴물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총선에는 불교의 정치참여에 그 어느 때보다 다급한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불교신문3556호/2020년2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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