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5억 종단 살림살이 운영은 꼼꼼‧철저가 기본”

형평성 갖춘 분담금 등급제 시행 추진
사찰 부동산 공부 정리 사업도 박차

재무부장 탄하스님. 스님의 환하게 웃는 미소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조계종 총무원 재무부장 탄하스님.

1055억 종단 한 해 살림살이를 도맡는 자리다. 전국 사찰에서 올라오는 분담금은 물론 사찰의 재산 처분, 기채 승인, 부동산 임대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여느 부서보다 일이 많다는 게 총무원 관계자들 얘기다. 만만치 않은 살림살이, 민감한 재정 문제를 다루는 만큼 쉴 새 없이 제기되는 문의와 민원으로 재무부장 탄하스님 시간도 어느 때보다 빠르게 흐른다.

탄하스님에게 재무부 한 해 계획에 대해 묻자 스님은 몇 가지 원칙부터 이야기했다. ‘꼼꼼철저’, 그리고 친절이다. 탄하스님은 아주 작은 원칙이라도 한번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다종단 예산은 기본적으로 신도들이 사찰에 시주한 금원으로 조성된 가장 소중한 삼보정재인 만큼 사소한 일 하나라도 꼼꼼하고 철저하게 처리해 짬지게 운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 중 하나가 사찰 형편에 맞는 등급별 분담금 적용이다. 2017년 개정된 분담금시행에관한법시행령에 따라 올해까지 모든 본말사별로 형평성을 갖춘 분담금 조정이 마무리되는 만큼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안정적으로 등급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쓸 계획이다.

분담금 증가가 예상되는 일부 사찰에 대해서도 탄하스님은 그만큼 사찰이 전법과 포교에 힘쓰고 있는 증거라며 종단의 안정적 운영과 불교 발전을 위해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자부심을 갖고 임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무부와 직결된 현안 해결도 빼놓을 수 없다. 때마다 거론되는 문화재구역 입장료징수에 대해 탄하스님은 입장료는 <문화재 보호법>상 분명한 법률적 근거를 가지고 징수되는 합법적 행위임에도 실제 이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부 시민단체나 언론이 악의적으로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입장료 문제는 애초에 정부가 사찰의 동의 없이 사유지를 공원으로 지정해 발생된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사찰 경내지인 공원 내 사찰 소유지를 국유지로 오해해 민원이 발생하는 부분이 큰 것 같다공원에 대한 사찰의 기여도와 역할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해 동의를 구하는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공부(公簿) 정리 사업도 주요 사업 중 하나. 재무부는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18개 교구에서 약 570여 개 전통사찰에 대해 부동산 전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2019년 용주사와 불국사 말사 54개 사찰을 대상으로 1074건의 토지와 792건의 공부를 정리하는 시범사업을 운영해왔다.

올해 역시 4개 교구를 선정해 사찰 공부 정리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비용 절반은 재무부가 부담한다. 탄하스님은 사찰 토지와 건축물 등을 정확히 파악해 종단의 삼보정재가 정말 필요한 곳에 알뜰히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의성군노인복지관 관장, 국제개발협력기구 지구촌공생회 케냐 지부장 등으로 활동하며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탄탄히 쌓아올린 탄하스님이지만 재무부장 소임의 무게는 여전히 무겁다. 탄하스님은 쓰임을 정확히 알면 재산을 맡기는 데 있어서 한 치의 의심이나 불만이 없을 것이라며 종단 살림을 집행하는데 있어 아주 작은 업무라도 꼼꼼하고 세밀하게 원칙대로 처리하고 친절하게 안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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