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발원지인 중국은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수백명을 헤아릴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중국 뿐만 아니라 이웃한 한국과 일본 동남아에다 미국 유럽 등에서 감염자가 늘어나는 중이다. 전염을 피해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고 공공장소를 피하면서 경제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입법청원이 늘어나고 유럽은 동양인을 비하하고 기피하는 인종 혐오가 발생했다. 명칭을 두고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달리 부를 정도로 전염병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물론 전 세계가 심각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전염병을 막는 길은 예나 지금이나 청결밖에 없다.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가급적 사람 많은 곳을 피하거나 불가피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최상이다. 그리고 전염병은 어느 한 민족 국가 사회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특정 국가나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불결한 환경, 예방에 취약한 정치 사회구조의 문제다.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으면 최상이지만 생명체가 살아가면서 생겨나는 자연현상이어서 원천 예방은 불가능하다. 다만 확산하지 않고 피해를 덜 입도록 청결에 힘쓰고 예방책을 마련하는 길이 최선의 대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전염병 예방 대책에 예산을 쓸 수 있도록 국민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발병을 했을 때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민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전염병 발생은 자연 현상이지만 이를 방지하고 극복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을 공유할 때 건강한 사회가 유지된다. 

부처님께서도 전염병을 예방하고 극복하는 길은 청결하고 사람들끼리 서로 돕는 상부상조 정신이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부처님께서 성도(成道) 후 4년이 지났을 때 바이샬리에서 하루 수백명이 죽는 전염병이 창궐하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을 이끌고 방문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세 가지를 하셨다.

발우에 물을 담아 주변을 청소하고 병자를 치료했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고 죽은 영가를 위해 재앙을 소멸하는 의식을 치뤘다. 전염병이 더 이상 돌지 않기를 염원하며 기도 올렸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행하신 것처럼 청결과 환자 치료 등 실제적인 구호와 사람의 마음을 달래는 종교의식이 전염병 등 위기를 맞았을 때 불교와 불자가 취해야할 자세다.

부처님께서 방문하신 뒤 공포에 떨고 자신만 살겠다며 아우성이던 민심이 일거에 안정을 찾고 전염병도 물러갔다고 경전은 기록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도 얼마 전 조계사 법문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은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공업(共業)”이라며 “서로 나누고 위하는 자비심으로 어려움을 이겨야 한다”고 설했다.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위생을 철저히 하는 한편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이기심이 아니라 서로 나누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할 것이다.

[불교신문3555호/2020년2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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