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무살 전국병원불자연합회

국내외를 넘나들며 취약계층을 위해 인술을 펼쳐온 전국병원불자연합회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이주노동자를 진료하는 모습.

국내외를 넘나들며 의료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위해 자비의 인술을 펼쳐온 사단법인 전국병원불자연합회(회장 류재환·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주임교수)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불자 의료인들의 정성어린 진료 덕분에 8만 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혜택을 받았다.

병불련은 1999년 10월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출범한 불교의료봉사단체이다.

스님과 불자, 이주노동자 의료봉사 등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의료봉사를 꾸준히 전개해 의료 포교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전국 25개 회원 병원에서 400여명의 의료진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불자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활약으로 그동안 연평균 5000명 이상, 총 8만1583명이 진료를 받았다. 형편이 어려워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던 이들에게 기적 같은 희망을 준 것이다. 진료횟수도 총 124회에 달한다.  

다양한 분야의 봉사활동으로 부처님 자비를 실천해온 병불련이다. 승보공양 차원에서 전국비구니회 해인사자비원과의 협약을 통해 자비원 스님과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 흥천사에서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진료도 매년 이뤄지고 있다.

동서의학과 내과 소아과 한방과 전문의와 간호사 등이 참여해 초음파검사, 혈당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노인들의 건강을 살피고 약을 조제해준다.

인도, 라오스, 캄보디아, 몽골, 페루 등 국외 의료사각지대 소외 이웃들이에도 도움을 주었다. 특히 티베트 난민들이 거주하는 남인도 카르나타카 뭉곳에서 스님 1만5000여명과 주민을 대상으로 한 진료도 2010년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양양군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의료봉사도 전개하고 있다.  
 

양양군에서 무료진료를 진행하는 모습.

2016년부터는 가톨릭시설인 포천 나눔의 집에서 신부를 비롯한 부제 및 신자들과 함께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봉사를 실천하면서 종교 간 화합의 장도 열었다. 내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의 진료과목을 열어 인술을 펼치며 이주노동자들과 온정을 나눈다. 

보다 체계적인 활동을 펼치려는 노력과 회원들 간 끈끈한 결속력이 더해지면서 단체는 성장을 거듭했다. 2016년 2월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은 것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사단법인화를 계기로 국내외 의료봉사활동 시 보조금과 의료장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활발한 봉사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법인 출범 이후사회복지자원봉사 인증관리(VMS)를 도입해 자원봉사자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 단체로도 지정됐다.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됨으로써 개인이나 단체, 기업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게 됐고, 기부자는 후원액에 대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게 됐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한 신행활동으로 모범적인 불자단체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종단에서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백만원력 결집불사에도 마음을 냈다. 류재환 회장과 임원들은 지난해 9월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예방하고 기금 500만원을 재단법인 아름다운동행에 전달했다. 류 회장은 이 자리에서도 불자 의료인으로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류 회장은 “적은 액수지만 조금이나마 불교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의료봉사를 하며 지역사회 주민들과 지역 공무원들이 불교에 우호적으로 바뀌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러한 모범적인 활동으로 병불련은 영축문화대상 봉사실천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의료 포교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온 병불련의 앞으로의 활약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병불련은 2월15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스님을 법사로 창립 20주년 기념법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법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2월6일 밝혔다.
 

인터뷰 / 류재환 병불련 회장

“부처님 자비 실천하는 봉사가 언제나 즐겁습니다”

류재환 병불련 회장.
류재환

“선천적으로 혈관종을 앓고 있던 환자를 국내로 데려와 수술을 마친 뒤 다시 고국으로 돌려보낸 적도 있고, 복수가 많이 차서 굉장히 힘들어하던 인도의 한 주민에게 적절한 치료도 진행했지요. 갑자기 산기가 온 산모가 우리 의료진 도움으로 무사히 출산을 마친 적도 있어요. 현지에선 해결이 어려웠던 사람들을 치료하고 도왔던 그 행복감은 잊을 수 없네요.”

류재환 병불련 회장에게 그동안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느냐고 묻자 셀 수 없이 많은 일들을 풀어놓았다.  

류 회장은 올해 창립20주년을 계기로 후원자 확대에 힘쓰는 한편 보다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류 회장은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봉사하기 때문에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임한다”며 “의료기기의 현대화와 조직 내실화로 의료 포교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후원금이라도 십시일반 모이면 큰 힘이 된다”며 단체 활동에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류 회장은 1976년부터 경희대 ‘녹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의사이자 교수, UN 소속 의료인으로서 의료포교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1998년부터 현재까지 전국병원불자연합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회장으로 일하며 소외계층에 대한 무료진료와 함께 해외의료봉사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불자회인 ‘반야회’도 창립해 신행활동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류 회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제26회 포교대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2016년에 제14회 대원상 재가부문 특별상을, 2017년에 여성재가불자모임 불이회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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