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특별인터뷰’
조계종 원로의원 월주스님


“불교신문은 신뢰도 있는 신문…
종단과 함께 발전하려 노력해야”

“이미 지구촌은 하나의 가족
주변 이웃에 보살행 실천할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진다”

조계종 원로의원 월주스님과 이야기를 나눈 곳은 국내가 아닌 캄보디아였다. 스님이 이사장 소임을 맡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NGO 지구촌공생회가 캄보디아 지부 시찰을 진행 중이었는데 마침 기자가 현장에 동행취재 중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종단의 큰 어른. 스님께 궁금한 점이 많았다. 그렇게 인터뷰 요청을 드렸지만, 스님은 거절했다. “그동안 언론에 너무 많이 나가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였다. 같은 내용이 또 나가면 독자들도 진부하게 느낄 것이라는 스님의 배려가 담겨 있었다. 신선한 뭔가 필요했다. 다시 한 번 실례를 무릅 쓰고 인터뷰 요청을 드렸다. “창간 60주년을 맞는 불교신문에 축하 덕담을 부탁드린다”는 질문과 함께. 평소 불교신문에 애정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스님에게 마침내 “알겠다”는 화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스님과 1월10일 캄보디아 씨엠립 한 호텔에서 ‘신선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조계종 원로의원 월주스님과 캄보디아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스님은 창간 60주년을 맞은 불교신문에 축하 덕담을 전하며 “모든 불교신문 임직원들이 불법을 전하는 포교사라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아울러 새해를 맞아 불자들에게도 공동체 정신을 회복해 보살행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스님이 이사장 소임을 맡고 있는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지부 시찰 중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조계종 원로의원 월주스님과 캄보디아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스님은 창간 60주년을 맞은 불교신문에 축하 덕담을 전하며 “모든 불교신문 임직원들이 불법을 전하는 포교사라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아울러 새해를 맞아 불자들에게도 공동체 정신을 회복해 보살행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스님이 이사장 소임을 맡고 있는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지부 시찰 중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가장 먼저 창간 60주년을 맞은 불교신문에 축하 덕담을 부탁했다. 그러자 스님은 그간 불교신문이 걸어온 길을 알려줬다. 1960년 첫 발행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줄줄 꿰고 있었다. 불교신문을 향한 스님의 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1960년 첫 발행될 때에 비해 현재 불교신문은 보도량, 취재 영역, 발행 부수 등 질적·양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특히 최근에 괄목할 정도로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어요.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을 비롯한 역대 불교신문 임직원들의 노고와 애독자들의 사랑이 만들어낸 결실입니다.”

무엇보다 스님은 불교신문의 ‘신뢰도’를 높이 평가했다. “지구촌공생회 사업에 정성을 보태는 많은 후원자들이 불교신문에 실려 있는 공생회 활동 기사를 읽고 후원신청을 했다 해요. 그만큼 불교신문이 믿음이 가니깐 신문에 실린 공생회 기사를 보고 보시행까지 이어지는 겁니다. 불교신문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스님에게 불교신문 발전을 위한 제언도 들을 수 있었다. “불교신문은 종단의 거울입니다. 다시 말해서 종단이 잘될 땐 좋은 모습이, 종단이 어려울 땐 좋지 않은 모습이 불교신문에 그대로 드러나는 거죠.”

그러면서 스님은 모든 종도들이 함께 종단을 위해 노력할 때 불교신문 또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불교신문 모든 구성원들이 사람들에게 불법을 널리 전하는 포교사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스님이 활발히 활동 중인 지구촌공생회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지구촌공생회는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을 국제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스님이 2003년에 설립했다. 조계종단의 최고 행정수반인 총무원장 소임을 마친 뒤, 스님은 가장 낮은 곳 어려움에 처한 지구촌 이웃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지구촌공생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질적 양적 측면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변변한 학교가 없어 배움의 가치를 저버렸던 아이들은 튼튼하게 지어진 75개 교육시설에서 미래를 꿈꾸고 있으며, 두레박으로 물을 떠 나르던 케냐인들은 이제 태양광 판넬을 이용한 솔라 펌프를 이용해 편하게 식수를 공급받는다. 전쟁으로 지뢰가 매설돼 있던 캄보디아 죽음의 땅엔 지뢰가 사라지고 희망이 싹트고 있으며, 타인에게 의지하며 살던 몽골인들은 농장물을 키우며 자립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지난 세월 지구촌공생회가 펼친 자비행 덕분이다. 그 중심에는 이사장 월주스님의 역동적인 행보와 추진력이 큰 바탕이 됐다. 

올해 세수로 여든 여섯. 세간에서도 결코 작은 나이가 아니다. 고된 일이지만, 스님은 여전히 직접 손때를 묻혀가며 세계 곳곳에 있는 사업장을 점검하고 현장을 누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시설을 세우는 곳이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주민들의 열의와 절실함이 보이는지, 사후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직접 안 보면 알 수가 없어요.” 그런 행보엔 시주자의 은혜, 즉 후원자들의 소중한 성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스님의 마음이 녹아있었다. 

지구촌공생회는 오는 2023년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스님은 창립 10주년이었던 2013년에 비해 현재 모든 부분에서 3~5배 이상 사업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인지 20주년을 맞이하는 지구촌공생회의 계획이 궁금해졌다.

조계종 원로의원 월주스님을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지부 시찰에서 만났다. 스님이 이사장 소임을 맡고 있는 지구촌공생회는 전세계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교육시설 모니터링 중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월주스님 모습.
조계종 원로의원 월주스님을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지부 시찰에서 만났다. 스님이 이사장 소임을 맡고 있는 지구촌공생회는 전세계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교육시설 모니터링 중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월주스님 모습.

스님은 ‘내실화’에 방점을 찍었다. 허울뿐인 외적 성장보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 현실적인 일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상황도 되지 않는데 뭔가 많이 벌려 놓기 놓으면 결국 함정에 빠지게 되요.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 보면 자연스럽게 더 큰 사업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월주스님은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을 맞아 불자들을 위한 새해 법어도 설했다. 스님은 천지가 나와 같은 뿌리이고 만물이 나와 한 몸이라는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 만물여야일체(萬物與我一體)’ 정신을 불자들에게 당부했다.

“정보통신 등 문명의 발달로 우리 지구촌은 하나의 가족이고 하나의 일터가 되고 있어요. 앞으로 몇 년 안에 이런 현상이 더 크게 와 닿을 겁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 보살행과 보현행을 실천하는 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스님은 “노구를 이끌고 해외에 나가 애쓴다는 말을 언론에서 자주 하는데 그 말이 싫다”고 했다. 그리고 항상 40대라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스님 주변엔 언제나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일이 정말 즐겁다”며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 스님. 덕분에 이미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곳곳이 빛나고 있지만, 스님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손을 저었다. 마지막까지 많은 이들에게 자비행을 펼치며 불은을 갚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었다. 

캄보디아 씨엠립=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불교신문3554호/2020년2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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