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스님
현종스님

<지구를 구하는 십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라는 책을 내 일약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이름 난 그레타 툰베리는 이제 열다섯 소녀다.

그레타 툰베리는 암울하고 절망적인 지구 자연환경 현실을 오랜 시간 고민하고 연구하다 지금 당장 급한 것은 학교 공부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병들어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의 현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정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국회의사당으로 가서 피켓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유럽과 세계 여러 나라의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지구 자연환경을 지키는 날로 정하고는 학교가 아닌 거리로 나가서 시위를 한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현덕사 마당에도 풀이 파릇파릇하다. 예년 이맘때 같으면 하얀 눈이 수북하게 쌓여 꽁꽁 얼어 있어야 하는데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실종됐다. 겨울이면 지붕 처마에 줄줄이 달리는 고드름을 본지도 오래 됐다.

앞으로는 동요에도 나오는 수정고드름을 볼 수 없는 시대가 될 지 모른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의 대가다.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나이 어린 한 소녀에게 맡겨 둘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이 망가졌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너무 뜨거워졌다. 

내일을 위해 경제 개발도 하고 정치 선진화 등 온갖 청사진을 그려 무지개 빛 청사진을 꿈꾸지만 급속도로 다가 오는 자연재난을 피할 길은 없다. 

그레타가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환경 운동가가 된 게 아니다. 학교 선생님과 가정의 부모님이 자연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항상 일깨워 줬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자연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누구나 다 함께 한 마음으로 이렇게 병들어 아픈 지구를 지키는 ‘환경보살’이 돼 고통 받고 있는 둘도 없는 이 지구를 살려내야 할 것이다. 
 

※ 현종스님은 1987년 청우스님을 은사로 출가득도했다. 1999년 창건한 강릉 현덕사를 ‘환경본찰(環境本刹)’로 삼은 뒤 해마다 동식물 천도재를 봉행하며 동식물과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설파하고 있다. 중앙승가대 학보사 편집장 출신으로 조계종 환경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불교신문3553호/2020년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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