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아서
의자를 그린다

마음은 항상
어여쁜 힘이 필요하다

결국 길이 없다
내가 그린 의자 속에 들어가 앉는다

현실의 의자는 인제
편안해지기 시작한다

앉는 데마다 청풍(淸風)이 일는지도 모른다.

- 정현종 시 ‘어디서 힘을 얻으랴’에서
 


모든 것은 마음에 근거한다. 마음이라는 의자에 앉는다. 경전에서는 모든 것이 마음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치를 수레를 따르는 수레바퀴에 비유했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마음은 화가와 같다고 했고,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고 했다.

마음의 “어여쁜 힘”에 의지해서 잘 ‘제어된’ 마음이라는 깊고 넓은 의자에 앉히면 무엇이든 소요와 흐트러짐은 잦아들고 편안해진다. 그리고 이내 맑은 바람이 일어난다.

시인은 시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에서도 마음의 사용에 대해 이렇게 썼다.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불교신문3553호/2020년1월25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