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수사서 기도 점지
중창불사 시주 기록 남아
불교의 윤회관 깊은 이해

(서울=연합뉴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2020.1.19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2020.1.19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자수성가로 롯데그룹을 일군 창업 1세대신격호 명예회장이 119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서울 아산병원에 빈소가 마련된 가운데 고인의 종교인 불교식 장례로 치러진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지낸 신격호 명예회장은 한국에서 직접적인 불교 신행활동은 드러나 있지 않지만, 출생과 관련한 일화가 사찰과 이어져 있고 이를 인연으로 사찰 불사에도 참여하는 등 불교와 적잖은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신 명예회장의 사찰 불사 참여가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장 유명한 사찰은 울산 울주군 문수사다. 울산 앞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문수사는 기도도량으로 꽤 이름이 난 사찰이다.

울주 문수사 기록에 의하면 가난에 찌들어살던 둔기마을(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의 한 아낙이 문수암에서 재복이 있는 아이를 점지해 달라는 기도를 하고 훗날 아이들 낳았다. 그 아이가 신격호 명예회장이다.
 

(서울=연합뉴스) 1월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장례식 초례에 가족들이 참석해 절을 하고 있다. 2020.1.20 [롯데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1월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장례식 초례에 가족들이 참석해 절을 하고 있다. 2020.1.20 [롯데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모친은 늘그막에 신 명예회장에게 울산 문수사 중창불사에 대시주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신 명예회장은 조계종 전계대화상을 지낸 청하스님이 문수암에 있을 때 대웅전과 극락전, 범종각, 축대 등을 위한 불사금을 시주했다. 신 명예회장의 대시주로 중창불사를 이뤄낸 문수암은 문수사로 개칭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제주 호텔롯데의 연꽃을 형상화한 분수대는 신 명예회장의 불교적 사상에 따라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분수대는 연꽃 모양으로 그림이 새겨져 있고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사신도가 자리잡고 있다. 제주 호텔롯데는 외국인이 많이 찾는 시설인 점을 감안해 동양적 분위기를 담았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 명예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모신 이들은 불교적 사상이 경영철학에 깊이 배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경영에 있어 역경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불교의 미혹에서 진리로 나아가는 과정, 해탈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묘사하는 등 불교의 윤회관을 깊이 이해하고 비유해왔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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