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2020 종단 지도자 포럼’
고유환 동국대 교수 ‘한반도 정세와 불교의 역할’ 발표
고유환 동국대 교수가 1월20일 ‘종단 지도자 포럼’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서 ‘한반도 정세와 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고 교수는 “북미와 남북이 상호불신을 해소하지 못한 채 평화체제와 비핵화가 연결되면서 단계별 동시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주변정세마저 복잡하게 얽혀버린 상황”이라며 “현 한반도의 비핵평화 프로세스는 교착국면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평화프로세스로 ‘신한반도체제’를 구축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 ‘노딜’로 끝난 하노이 정상회담과 지체된 북미 비핵평화협상 등으로 인한 북한의 반발, 미중간 무역갈등 등을 언급한 고 교수는 얽히고 설킨 남북관계 속 원효스님의 ‘화쟁’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원로 구상 시인의 한 구절을 언급했다. “화쟁논리는 같음은 다름이 있으므로 같음이고 다름도 같음이 있으므로 다름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고, 같지도 다르지도 않은 비동비이의 고차원적 인식에서 둘이 융화돼 하나가 아닌 원융이불이(圓融而不二)의 인식논리인 것이다.”
구상 시인의 말처럼 화쟁논리에 기반해 남과 북이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무시하는 ‘귀머거리 대화’를 중단하고 화해와 협력, 공존과 공영에 기반해 서로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그동안 남북관계에서 화쟁의 논리가 적용됐다면 화해가 이뤄졌을 것”이라며 “분단극복을 위한 불교의 역할은 공존, 상생, 합심의 불교통일론에 따라 남북 및 남남 갈등 해소, 민족동질성 회복, 대북지원 등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불교 교류 협력이 남북관계 단절로 인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밝힌 고 교수는 “타종교에 비해 불교계의 대북 사업이 소극적이라는 점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나라가 어려울 때 늘 ‘호국불교’가 나섰듯 불교계가 교착된 남북관계를 풀고 민족동질성 회복과 통일의 대업을 이룩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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