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환경 체력관리 중요

이영현
이영현

지난주에 이어 겨울철 불청객 감기에 대해 문답을 이어가고자 한다. 감기에 안 걸리는 방법은 무엇인지, 또 감기에 걸렸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Q: 감기는 치료해야 하나?

A: 보험심사 통계를 보면 전체 외래 처방 중 감기에 관계된 처방은 매년 25%정도로 고혈압이나 당뇨병보다 많다. 경험상 치료하는 것이 대세인건 분명한데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궁색한 답변밖에 할 수 없다. 감기의 원인은 바이러스로 별다른 특효약이 없고 전체 경과도 TV에 나온 의사 말대로 ‘감기는 약을 안 먹어도 1주일, 약을 먹어도 1주일’인데 무엇 때문에 치료를 해야 할까? 그 차이점은 ‘고생을 하는가 안하는가’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Q: 감기약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A: 감기의 병인을 보면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 대사물이 염증에 관여하므로 항염증을 위해서는 cyclooxygenase 차단제(NSAIDs)를 사용한다. 그러나 항염증 작용이 오히려 병의 치료를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스피린(aspirin), acetaminophen(=타이레놀) 사용 시 혈청(neutralizing antibody) 생성이 억제되어 바이러스 수의 증가가 오고, 이로 인해 코 증상이 증가하며, 바이러스 쉐딩(virus shedding)이 증가한다. 아스피린이 면역 기능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 대증요법의 한계를 보여주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해열 진통 효과도 제한적이어서 두통, 인후통이 심할 경우, NSAID 만으로 진통 효과를 얻으려면 필요한 용량이 과다하거나 위장장애로 필요량을 투여하기 곤란한 경우가 생긴다. 이때 codein, Tridol 같은 마약류나 유사 제제를 병용하여 상기 작용을 기대한다.

Q: 감기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가 있는가?

A: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감기의 주 증상인 발열, 전신통 등은 아라키돈산 대사물들의 생성과 IL-1, IL-6, CRP와 같은 사이토카인(cytokine)의 증가가 원인이다. 소아나 노인 임산부,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과 같이 미성숙한 개체이거나 뇌기능이 저하되어 있거나 만성 면역 질환이 있는 경우 감기로 초래된 사이토카인의 증가는 종종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예로부터 전해온 격언대로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 내진 설계대로 잘 지어진 집은 큰 지진이 나도 문제없지만 기초가 약한 집은 작은 지진에도 무너지는 것처럼, 기초 체력이 약하고 혈관이나 뇌, 기도에 문제가 있는 환자의 경우 감기로 인한 사이토카인 웨이브(cytokine wave)는 폭풍만큼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결국 감기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뒤에 오는 후유증이 걱정인 것이다.

복잡하게 썼지만 감기는 전염되어서 걸리는 병이므로 감염관리, 환경관리, 체력관리를 잘하면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다. 병도 습관이다. 잘 걸리는 사람이 있고 잘 안 걸리는 사람이 있다. 부디 하나 둘씩 실천해서 감기 잘 안 걸리는 습관을 갖게 되기를 바래본다.

[불교신문3552호/2020년1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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