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의원과 중앙신도회 임원
1월18일 ‘화합과 공존 상생을 위한 용맹정진'

1월18일 위례 상월선원에서 열린 ‘화합과 공존 상생을 위한 중앙종회의원 용맹정진'에 참석한 교육분과위원장 상덕스님이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1월18일 위례 상월선원에서 열린 ‘화합과 공존 상생을 위한 중앙종회의원 용맹정진'에 참석한 교육분과위원장 상덕스님이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상월선원 천막 안에 계신 스님들이 많이 아프다. 매일 약이 들어간다. 낮에는 20도까지 기온이 오르다가 저녁만 되면 영하 10도까지 떨어진다. 가장 추운 날에는 영하 15도까지 내려갔다. 습도는 얼마나 높은지, 하룻저녁 체험한 스님이 물에 빠진 느낌이라고 한다. 70일 가까이 매일 그 상황이다. 하룻동안 한 끼만 먹어도 힘든데 지금 안에는 밥 한 숟가락 넣지 않고 두부 4쪽, 방울토마토 3알, 나물무침 두 젓가락만 공양하는 스님도 있다. 보름 전에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스님이 있었고, 사나흘 전에는 맥박이 40까지 떨어지는 상황도 있었다.

비상벨이 울려 상황을 파악하고 구급차를 불렀는데 의식이 돌아온 스님이 진료를 거부했다. 자의에 의해 선원을 나오면 조계종을 떠나겠다고 서약한 스님들이라 깨어나자마자 의사를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도가 아니면 차라리 죽겠다며, 의료진 불러서 수행하는데 방해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런 분들이 정진하는데 도가 이뤄지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안에서 전기장판 깔고 자겠지, 배부르게 먹겠지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쯤 생각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남은 20일 동안 잘 정진해서 무탈하게 회향했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스님들 외형은 바짝 마르고 초췌할 수도 있겠지만, 내면의 결과물은 우리가 미루어 짐작하지 못할 만큼 훨씬 더 많은 것을 성취해서 나오리라 믿는다. 2월7일 오후1시 쯤 문을 개방할 예정인데, 손에 손잡고 오면 아홉 명 스님들이 회향하는 귀한 경험을 할 것이다.”
 

1월18일 ‘화합과 공존 상생을 위한 중앙종회의원 용맹정진'에는 중앙종회의원 40여 명과 중앙신도회 임원, 동국대 교직원과 조계사 도선사 신도들, 청암사 대중 스님들이 함께 했다.
1월18일 ‘화합과 공존 상생을 위한 중앙종회의원 용맹정진'에는 중앙종회의원 40여 명과 중앙신도회 임원, 동국대 교직원과 조계사 도선사 신도들, 청암사 대중 스님들이 함께 했다.

1월18일 위례 상월선원에서 열린 ‘화합과 공존 상생을 위한 중앙종회의원 용맹정진’에 참석한 상월선원 총도감이자 종회의원 혜일스님이 기해년 동안거 해제를 20여 일 앞두고 상월선원에서 정진하는 스님들 상황을 전하자 좌중이 숙연해졌다. 용맹정진에 동참한 사부대중은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정진하는 스님들의 원력을 바로 배워 실천하자고 한마음으로 뜻을 모았다.

이날 상월선원 천막법당의 불빛은 늦은 밤까지 꺼지지 않았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40여 명과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을 비롯한 신도회 임원들 100여 명, 윤성이 동국대 총장과 교직원, 조계사와 봉선사 신도 등 200여 명이 용맹정진을 함께 했다.
 

인사말 하는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
인사말 하는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

기도에 앞서 참석자들은 결의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17대 종회의장단과 각 분과위원장 스님, 비구니 종회의원 스님 등이 모여 상월선원 정진법회에서 신심을 내기로 했다”며 “한국불교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격동적인 수행, 기도문화가 여기서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상월선원 결사로 인해 “한국불교가, 조계종단이 사부대중으로부터 감동과 진정성의 종교로 거듭나도록 하는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며 “상월선원 천막결사로 우리 한국불교는 원융과 회통의 정신을 회복하고 신심과 감동의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석부의장 법원스님의 모습.
차석부의장 법원스님의 모습.

의장 범해스님, 수석부의장 장명스님과 함께 1박2일간 체험관서 정진했던 차석부의장 법원스님(직할교구)은 “군법사로 복무할 때 특수전사령부(특전사) 군법당이 있던 바로 이곳에서 병사들을 만난 기억이 있는데, 다시 20년이 지나 상월선원 불사가 일어나는 것을 보며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낀다”며 “신도시에 불교풍토를 쇄신하고 진작하는 희망을 심고 있다. 미래불교를 밝히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중앙종회의원으로서 이런 분위기들을 종단 운영에 담아내 한국불교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교육분과위원장 상덕스님은 “상월선원 동안거 결사의 의미는 조계종단의 수행가풍을 진작하는 데 큰 구심점을 마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소 우리는 어떻게 하면 수행처를 잘 구비하고 편의를 도모할지 얘기했는데, 이번에 아홉 명 스님들이 용맹정진하면서 어느 곳이든 처처가 수행처라는 인식을 새롭게 심어줬다. 종도들이 천막결사를 수행의 본보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비구니 종회의원 진명스님은 상월선원 정진 대중의 뜻을 이어 생활 속에서 작은 가르침이라도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스님들이 옷 한 벌에 세수, 삭발도 안하고 난방 기구도 없이 이 겨울을 보낸다기에, 저도 이번 동안거 기간에 추위를 잘 견뎌보자 해서 요사채 온도를 낮췄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편안함을 내려놓고 생사를 걸고 정진하는 스님들의 뜻을 떠올려 각자의 자리에서 반목과 질시를 내려놓고 화합하고 상생하면서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안거 결제 후 상월선원 대중과 뜻을 같이 해 삭발과 면도를 하지 않았다는 제민스님.
동안거 결제 후 상월선원 대중과 뜻을 같이 해 삭발과 면도를 하지 않았다는 제민스님.

종회의원 제민스님은 동안거 결제와 함께 삭발 면도를 하지 않은 모습으로 참석해, 상월선원 정진 대중의 모습을 짐작케 했다. 제민스님은 ”엄동설한에 얼음장 같은 바닥에서 14시간 정진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저도 동참하는 마음으로 삭발과 면도를 하지 않았다“고 소개하며 9명 스님이 무탈하게 정진을 회향할 수 있다는 염원을 담아 ‘스승의 은혜’를 사부대중과 불렀다.

상월선원에서 기도 중인 종회의원 환풍스님은 “남은 기간 열심히 외호해야겠다. 목탁 열심히 치고 예불하고 기도하며 스님들 원만하게 회향하기만을 기도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스님은 외호대중으로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는데 “넘치는 에너지로 함께 기도 정진하는 조계사 부주지 원명스님, 입재 때부터 지금까지 감기몸살을 앓으면서도 야간호법을 책임지고 있는 탄종스님, 국제선센터 주지 법원스님 등 노력을 아끼지 않는 스님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종회의원 성광스님(하남 성불사 주지)은 “하남지역에는 소규모 사찰이 많은데 오금 마천 거여동 지역은 불교세가 열악했는데 상월선원이 개원하면서 이 지역과 하남 불자들 신앙심이 고취됐다”며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이하 9명 스님들은 한국불교 일으키겠다는 원력보살로,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능히 극복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고 확신했다.
 

용맹정진에 동참한 40여 명의 종회의원 스님들.
용맹정진에 동참한 40여 명의 종회의원 스님들.

임원들과 함께 참석한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9명 스님 정진하는 계기로 한국불교가 변화하고, 중흥하는 전기가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더불어 갈등과 반목, 질시가 만연하고 어려움이 많은 우리 사회가 스님들 수행정진을 통해 안락해지길, 부처님 가르침이 우리 사회 곳곳에 꽃피길 서원한다”고 말했다.

윤성이 동국대 총장도 아홉 명 스님의 건강과 원만한 회향을 발원했다. 불교유일의 종립대학인 동국대학교의 발전도 기원했다. “스님들이 삼보정재를 희사에 문을 연 동국대는 지금 세계적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개혁과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학교발전을 위해 사부대중이 함께 기도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날 용맹정진 참석 대중은 석가모니 정근,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 후 좌선에 들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상월선원 펜스에 소원등을 다는 것을 끝으로 이날 용맹정진을 마무리했다.
 

기도하는 중앙종회의원 스님들과 불자들.
기도하는 중앙종회의원 스님들과 불자들.

하남=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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