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중원 기수 49재 조계사서 봉행
조계종 사회노동위 등 극락왕생 기원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장의 부조리와 갑질을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기수의 49재가 1월16일 한국불교총본산 조계사에서 열렸다. 고인의 유가족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시민대책위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49재를 집전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은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현장에 설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라왔으나 매번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아직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지만 오늘 우리는 고 문중원 기수를 보내드려야 한다”고 추모했다.
49재가 진행되는 동안 고인의 부인 오은주 씨는 잠시도 눈물을 멈추지 않아 참석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오 씨는 장례를 치르지 못한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 노상에 있는 남편의 시신을 언급하며 “더 이상 춥지 않게 따뜻한 곳으로 보내줘야 하는데 일이 해결되지 않아서 남편에게 너무 미안하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찢어진다”며 “남편을 위해 기도해주시는 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극락세계로 인도해달라”고 간청했다.
49재가 열린 조계사 극락전은 눈물바다로 바뀌었다. 고인의 어린 두 자녀에 대한 걱정과 애정,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는 오 씨의 울먹임에 모두가 숙연해졌다.
“나름 열심히 발버둥칩니다. 나름 아프지 않고 잘 버팁니다. 어디서 이렇게 힘이 나는지 저는 지친 몸을 또 일으킵니다. 아마도 오늘 여기에 와있는 우리 아이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있기에 또 힘을 냅니다. 아빠의 빈자리가 크겠지만 남기고 간 흔적들을 슬픔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행복했던 추억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울 것입니다. 제 남편은 눈물을 흘리면서 저를 바라보고 있겠지만 남편의 한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좋은데 갈 수 있게 같이 기도해주세요.”
49재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고 문중원 기수의 영정을 선두로 조계사에서 청와대 사랑채 앞을 거쳐 정부청사 앞 시민분향소까지 행진했다.
고 문중원 기수는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조교사 채용과정 등의 구조적 문제와 갑질 등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해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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