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11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갖고 구체적인 종책 방향을 설명했다.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0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은 사전 계획 없이 진행됐으며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직접 답변에 나섰다. 다음은 총무원장 원행스님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1월1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1월1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문에서 종단 대화합 조치를 언급했다. 어떤 의미인가.

“종정예하가 당부하신 대화합 조치는 지난 중앙종회 특위에서 조사 및 징계 처분을 요구했던 54명 해종자에 대한 언급이다. 그분들 뜻이 잘못된 부분은 확실히 있지만 종단을 위해 화합을 위한 길로 나가고자 한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종단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생각이다. 중앙종회와 협의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화합을 위한 조치를 하겠다는 뜻이다.”

94년 멸빈자 사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건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야기돼 왔으나 성과는 없었다.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분들의 여러 행보도 복합적으로 작용된다. 멸빈자에 대한 사항은 종헌 개정과 관련된 것이다. 역대 총무원장 스님께서 계속해서 중앙종회에 부의했는데 부결된 바 있다. 대화합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분들이 오랜 시간 동안 참회해왔던 것도 있고 모든 권한은 중앙종회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종정예하와 협의해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

대북 교류와 관련해, 조선불교도련맹과 올해 주고받은 새해 서신을 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빈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해 북측에 직접 가 신계사 답사를 했고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부분 등 여러 방면으로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 보이지 않는 채널을 통해 많은 교류를 해왔다. 남북문제에 있어 적극으로 불교계가 앞장서겠다는 말이다. 북한 문화재 사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부분은 북측에 있는 문화재를 전시하는 등 여러 사업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정치권을 향한 종교 지도자로서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정치와 종교는 분리가 원칙이라 구체적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그러나 많은 문제가 전통사찰 등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소홀히할 수 없다. 종단에서 나름 불교계와 인연 맺은 분들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중이다. 문화재구역 입장료나 전통사찰 관련 법에 대해 국토부 등 관계 부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1월1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총무원장 원행스님.
1월1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총무원장 원행스님.

대화합 조치에는 최근에 해고된 노조 관계자들도 포함되는가. 

“해고된 분들도 우리 식구고 가족이다. 일반직 종무원으로 품행이 적절치 않은 부분들이 있었지만 총무차장 등 종단에서 주요 요직을 오랜 시간 경험한 분들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후배들은 그 자리를 한번도 거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종단을 고발한 노조원들은)종단 책임자로서 스님들과 함께 종단을 이끌어왔던 분들인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노조와 관련해 201911월 서울지방법원에서 판결이 나왔다. 최소한의 확인절차도 없이 단순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언론에 제보한 점, 전 총무원장 스님 고발건이 무혐의로 나온 부분 등으로 보아 가처분 결정이 나왔다. (대화합이 되려면) 국민들과 종도들에게 그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먼저 사부대중을 이해시키고 종무원조합 등을 통해 나머지 직원들이 협력하고 합의가 되면 그 때 인사위원회를 열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그러나 법원 결정에 대해서는 (노조원들이)분명히 참회하고 사과해야 한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집행부에 건의를 하는 등 불교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부분에 있어 아쉬운 부분은 있다.”

백양사 총림 해제에 대해 내부에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 세간의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총림은 선원, 강원, 염불원 등이 함께 운영되는 곳이다. 백양사는 이런 부분에서 여러 가지 실사를 통해 가장 지적을 많이 받은 사찰이다. 어쩔 수 없이 그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앙종회에서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집행부 일과는 또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 국가의 입법, 사법, 행정부가 있듯 우리 종단도 업무가 분리돼 있다. 저희들이 미리 그 사실을 사실 인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쉬운 것도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면 따라야 하듯 우리 집행부도 아쉬움이 있지만 중앙종회의 결정 또한 존중해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종회와 함께 노력해서 총림들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

종단 안정이라는 평가에 대해 총무원장 스님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가. 임기 중 꼭 이뤄내야 하는 사업에 대해 말씀해달라.

“종단 안정에 대한 평가는 제가 소임을 보고 나서 무엇보다 종도들께서 협조해주신 덕이 크다고 생각한다. 임기 중에는 전 소임자 스님들께서 준비하신 일 외에도 지금 우리 집행부가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위례신도시 포교당 문제, 세종시 불교문화체험관, 용주사에 건립될 불교유산문화보존센터 등 많은 불사를 진행해야 한다. 백만원력 결집불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이어질 수 있도록 인도 부다가야에 법당을 세우고 계룡대 3군 사령부 영외법당, 경주 마애불 바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본말사 일부 스님들에 있어 승풍실추 행위 등에 대해 종단 대응 방안 궁금하다. 적극적인 강한 의지 표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수행에 큰 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단히 유감이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종정예하 하례식 때도 조속히 해결하라는 하명을 받았다. 적극 대처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다. 나름 대처를 했으나 능력이 부족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고 사안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정리=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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