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硏, '분단의 미술사 잊혀진 미술가들' 보고서 발간

1984년부터 북한의 문화유산 연구를 지속해온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북한미술연구보고서> 시리즈 네 번째로 <분단의 미술사 잊혀진 미술가들>을 최근 발간했다. 책에는 근현대 한국미술의 주역임에도 남북분단과 함께 우리나라 역사에서 사라진 월북미술가의 활동이 소개돼 있다.

이 가운데 미술사가의 활동이 주목된다. 해방 이후 김용준, 정현웅, 이여성, 박문원 등 월북미술가들은 1950~60년대 북한미술사 서술의 초석을 마련했다. 김용준은 <조선미술대요>(1949)에서 한국미술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고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 분야를 나눠 서술했다.

“각 분야의 미술은 지리적 조건 및 외래문화와의 교류를 통해 형성된 것”임을 주장하며 공주 마곡사 오층탑 상륜부 라마식 보탑은 당대 외래문화의 영향, 평양 영명사 팔각오층탑은 중국 송나라 영향이라고 소개했다.

고려 불교미술에 대해서 “불상조각이 말엽에 오면서 점점 수법이 번잡해지고 평범하게 된 것은 고려의 불교숭상에 있어서 신앙의 타락, 곧 신앙의 정신적 기초가 흔들리게 된 때문”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정책으로 불교미술이 일시적으로 타락하였고 유교사상으로 검소절박한 데만 힘쓰며 의례만 숭상하다가 창조적 의욕이 말살되었다”고 해석했다.

정현웅은 <조선미술이야기>(1954)에서 신라시대 석굴암 본존불을 통해 사실주의 양식에도 주목했다. 그는 “석굴암은 장식적이면서 간결하며 청초하다”고 서술하며 “석굴암 구성을 고구려 고분의 구조물과 비교해 장방형의 전실과 방형의 후실 그리고 이 두 방을 연결하는 통로가 고구려 쌍실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발간된 최초의 조선미술사 이여성의 <조선미술사 개요>(1955)는 마르크스 레닌주의 관점을 담았다. 특히 “삼국시대의 문화를 농경과 노예제에 기반을 둔 불교문화로 설정하고 수공업의 발전은 노예노동에 의한 것으로 삼국시대의 미술도 노예계급 출신의 예술가에 의해 창조됐다”는 관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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