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힐링보다 지혜 키우는 수행”
“위빠사나…힐링보다 지혜 키우는 수행”
  • 허정철 기자
  • 승인 2020.01.1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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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수행 정진해온
명상지도자 겸 불교학자
‘위빠사나’ 안내 해설서

괴로움 없는 행복 찾는
사람들의 ‘수행 교과서’

있는 그대로

정준영 지음 / 에디터
정준영 지음 / 에디터

2500여 년 전 붓다가 지혜를 얻는 방법으로 활용했던 수행법이자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인 위빠사나(vipassana). 최근 서양에서는 심리치료에 위빠사나 기능을 활용해 명상(mindfulness)이란 이름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위빠사나는 단순한 이완이나 힐링을 넘어 완전한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초기불교 연구와 함께 30여 년 동안 위빠사나 수행을 해 온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명상학전공 교수는 최근 펴낸 위빠사나 이야기 <있는 그대로>를 통해 “위빠사나 수행은 번뇌를 제거하고 열반을 추구하는 수행법에서 심신의 치유를 위한 마음챙김 명상법으로 대중화 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자칫위빠사나가 다양한 명상들 사이에서 본래의 의미를 잃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도 있다”면서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불만족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발한 2500여 년 전통의 수행법으로 심리적 취약자를 치료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성인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인 수행”라고 강조했다.

즉 위빠사나 수행이란 자아의 행복이 아닌 지혜를 키워나가며 무아를 알기 위한 수행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혜란 무엇일까. 초기불교에서 설명하는 지혜는 ‘분명한 앎’과 함께하는 ‘통찰’을 의미한다. 때문에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의 실제를 분명히 아는 방법이라면 지혜를 키우는 것이며 이를 위빠사나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무상은 개념이 아닌 ‘실제(reality)’를 말하는 것이다. 실제 하는 것 중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따라서 위빠사나 수행자는 개념이 아닌 실제 하는 현상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만약 개념이나 이미지를 대상으로 삼는다면 집중력은 키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무상하다는 실제는 보기 어렵다.”

이처럼 우리에게 나타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몸과 마음의 현상을 살피려고 하면 어느 순간 선입견이 떠올라 기억이라는 색깔이 입혀진 대상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의 삶이고, 일반적인 인식 과정이다.

위빠사나는 이러한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우리의 선입견은 기억에 의존하고 고정시키려는 속성이 있어 현재 변화하는 실제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고정된 생각은 변화하는 실제의 모습을 덮으려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괴로움(苦)이 발생한다. 자신이 바라는 생각에 비해 실제의 변화가 너무나 빨라 덮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생각은 실제의 모습을 조정할 수 없고, 이것은 불만족을 만든다. 즉, 괴로움을 느끼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위빠사나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려는 시도”라며 “가능한 관념과 생각에서 벗어나 실제의 변화하는 모습을 바라보려는 시도가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고정된 생각에 익숙해진 마음은 빠르게 변화하는 실제를 바라보기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부처님은 여덟 겹의 길(八正道)을 제시했다.
 

초기불교 연구와 함께 30여 년 동안 위빠사나 수행을 해 온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위빠사나 안내 해설서 '있는 그대로'를 최근 펴냈다. 사진은 초기불교의 가르침을 가르치고 있는 서울 제따와나선원이 실시한 ‘왕초보수행’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호흡명상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초기불교 연구와 함께 30여 년 동안 위빠사나 수행을 해 온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위빠사나 안내 해설서 '있는 그대로'를 최근 펴냈다. 사진은 초기불교의 가르침을 가르치고 있는 서울 제따와나선원이 실시한 ‘왕초보수행’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호흡명상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이 가운데 집중을 통해 설명되는 바른 노력, 바른 주시, 바른 집중이 개념을 벗어나 실제를 바라보는 지름길이 되어 준다. 특히 상좌부 불교에서는 바른 주시의 특성을 더욱 부각해 수행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행과정을 통해 수행자가 끊임없이 노력할 때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는 힘을 얻게 된다.

이것이 지혜를 키워나가는 위빠사나 수행이며, 불만족(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다. 저자는 “위빠사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심리치료 명상과 불교수행을 구분하고 올바른 선택의 길로 안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준영 교수는 스리랑카 국립 켈라니아대학교에서 위빠사나 수행을 주제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전연구소 상임연구원, <불교학연구>의 편집위원장을 역임했고, 대원불교문화대학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미얀마의 마하시, 순룬, 쉐우민 수행센터, 스리랑카의 칸두보다, 니싸라나와나야, 나우야나, 그리고 태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 수행했다. 저서로는 <위빠사나>, <다른사람 다른명상>, <욕망, 삶의 동력인가 괴로움의 뿌리인가>, <나, 버릴 것인가 찾을 것인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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