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출신 스리랑카 스님
사회, 공동체 화합 관련
‘빨리어 대장경’ 모음집

불화 가득한 현시대 인류
급진주의 붓다가 던지는
단순 명쾌한 진리 가르침

분노와 논쟁 사회에 던지는 붓다의 말

빅쿠 보디 지음 / 전순환 옮김 / 불광출판사
빅쿠 보디 지음 / 전순환 옮김 / 불광출판사

왜 인류는 그토록 평화를 원하면서도 항상 다투고 싸우며 갈등을 반복했을까. 2500여 년 전 부처님이 살았던 시대도 마찬가지였다. 공동체 갈등과 폭력, 분열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인간 내면의 분노와 증오에서 찾은 부처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Dhamma)’을 세우고, 자기 내면을 바로 보는 통찰력으로 분노를 없애는 수행법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스리랑카로 건너가 비구계를 받은 빅쿠 보디스님은 최근 펴낸 <분노와 논쟁 사회에 던지는 붓다의 말>에서 “합리적인 제도와 뛰어난 문명을 자랑하던 여러 사회가 분노와 증오로 한순간에 파괴되어 사라져버린 역사적 사건이 허다하고, 이러한 폭력과 갈등, 분열의 조짐은 현시대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인류의 악업을 끊고,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한 부처님의 지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초기경전 속에서 사회와 공동체 화합과 관련된 부처님의 가르침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저자는 “붓다가 제시한 많은 방법과 수행 이론을 단지 옛 시대의 유물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초기경전에 담긴 이 규범과 수행방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한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에 실린 내용은 모두 동남아시아에 널리 퍼져 있는 상좌부 불교도들이 경전의 본체로 여기는 빨리어 대장경에서 가져왔다. 빨리어 대장경이 상좌부 불교의 공인된 경집(經集)이지만, 이 모음집에 실린 내용들이 특정 불교학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초기불교에 형성된 담화 모음집에서 유래한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종교적 믿음이나 체계와 결부돼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 본성에 관한 명확성, 타당성, 깊은 이해력의 측면에서 이 가르침들은 종교와 상관없는 보편적인 내용이다. 즉 사람들 간의 우호적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보편적 메시지를 담았다.

그리고 갈등의 근본 원인을 자각하는 방법과 논쟁을 해결하고 화합을 확립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총 10장으로 구성한 이 모음집은 각 장을 해설로 시작하는데, 이는 해당 장에 나오는 내용들을 한데 묶어주고, 주제와의 연관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태어나 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스리랑카로 건너가 비구계를 받은 빅쿠 보디 스님이 인류의 악업을 끊고,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한 부처님의 지혜를 모색한 '분노와 논쟁 사회에 던지는 붓다의 말'를 최근 펴냈다. 사진은 부처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의 아쇼카왕 석주.
미국에서 태어나 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스리랑카로 건너가 비구계를 받은 빅쿠 보디 스님이 인류의 악업을 끊고,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한 부처님의 지혜를 모색한 '분노와 논쟁 사회에 던지는 붓다의 말'를 최근 펴냈다. 사진은 부처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의 아쇼카왕 석주.

정견(正見), ‘바른 견해’에 관한 내용을 담은 1장을 시작으로 ‘자애심을 함향하는 수행’, ‘화합의 가장 큰 적, 분노’, ‘공동체 속의 말-지혜로운 논쟁을 위해’, ‘좋은 우정이 삶의 전부이다’, ‘자신의 이로움과 타인의 이로움’, ‘화합을 위해 부처님이 제시한 원칙들’, ‘분쟁의 여섯 가지 근원’, ‘분쟁을 대하는 이상적인 태도’ 등 공동체의 평화를 유지하고, 개인 간의 조화로운 화합을 위한 원칙들이 상세히 수록돼 있다.

더욱이 마지막 10장에서는 승가 공동체에서 더 큰 사회적 범위로 확대하는 데 필요한 여러 지침을 다루고 있어 주목된다. “핵심은 ‘공정사회’ 수립에 있다”는 저자는 사회의 기본 구조가 되는 가장 작은 단위의 관계들을 탐구하는 부처님의 말을 소개한다.

즉 가정생활, 즉 부모와 자녀, 부부 사이 등 가정의 평화로운 유지에 관한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또한 정치적 이상을 다루며 공동체의 지향점을 모색하며, 도덕률에 따라 국가를 다스리는 정의로운 통치자, 즉 ‘전륜성왕(轉輪聖王)’의 모습을 제시한다.

특히 여기서 언급되는 정의, 자비, 도덕에 관한 내용은 현대사회의 위정자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매우 유용한 가르침으로 삼을만하다. 저자는 “서로 다른 신분과 극단에 치닫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 그로 인해 벌어지는 다툼과 미움, 욕망에 기인한 분노가 항상 불교 교단을 위협했기에 붓다는 그 근원을 뿌리 뽑으려 했다”면서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쟁과 분쟁의 원인도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2500여 년 전 붓다가 제시한 해결책을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리랑카의 유명한 학승 발랑고다 아난다 마이트레야 스님을 은사로 1973년 비구계를 받았다.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스리랑카 칸디(Kandy)에서 불교출판협회 편집자로 일했다. 2002년 미국으로 귀국 후 작가와 번역가로 활동하며 많은 불교서적을 펴냈고, 2008년에는 가난으로 고통 받는 나라들을 지원하는 ‘불교도 지구촌 구제회(Buddhist Global Relief)’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다. 현재 뉴욕 장엄사에서 머무르며 불법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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