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는 승려분한신고의 해
[사설] 올해는 승려분한신고의 해
  • 불교신문
  • 승인 2020.01.10 1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는 10년 주기로 시행하는 승려분한(分限)신고의 해다. 승려분한신고는 조계종 승려로서 독신 출가 청정 수행 가풍을 지속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절차다.

우리 종단은 승려자격을 엄격하게 규정한다. 스님이 되는 첫 관문인 행자교육원 입방부터 독신 여부는 물론 학력, 신체 등 모든 면에서 엄격하게 심사하며 정식 승려인 구족계를 수지하기까지 복잡하고 엄격한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구족계를 수지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사찰에 독신 상주하여 수도와 교화에 전력해야 한다. 처음 입산할 때 그 모습대로 종단 승려로서 자격을 유지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승려분한신고다. 

10년마다 실시하는 승려분한 신고를 필하지 않으면 종단 승려 자격을 상실한다. 사미·사미니를 포함하여 모든 스님이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총무원은 1월2일 승려 정기분한 신고를 공고했다. 공고에 따르면 2월3일부터 4월30일까지 3개월간 신고를 받는다. 이번 분한신고에서는 올해 처음 실시하는 ‘승려복지 본인기본부담금’에도 동참해야 한다.

승려복지 본인기본부담금은 복지 수혜 대상이 되는 모든 스님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납부토록 한 제도다. 제도에 따라 구족계를 수지한 후 5년 이하에 해당하는 스님은 월 5000원, 구족계를 수지한 후 6년 이상에 해당하는 스님은 월 1만원을 납부해야 하며 종단은 분한신고에 근거해 7월1일부터 해당 제도를 시행한다.

승려분한신고가 중요한 이유는 종단 위계를 바로세우고 스님들의 질서를 확립하는 가장 기본 절차이기 때문이다. 우리 종단은 과거 이동 질서가 불안정했다. 비승비속(非僧非俗)을 깨달은 수행자의 면목인양 머리를 기르고 양복을 입고 속인처럼 사는 스님이 있는가하면, 오랫동안 사라졌다가 슬그머니 다시 들어오는 사례도 있었다.

만행을 했느니 보임(保任)이니 둘러대면 확인할 길도 없고 정리(情理) 때문에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런 잘못된 행태가 쌓여 종단 질서를 어지럽히고 혼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승려분한신고를 하지 않아 승적이 없는 것을 당연시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스님도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행태다. 출가는 개인 자유의지에 따라 결행한, 최고의 삶이다. 종단이 그 자유의지를 방해한다고 여긴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종단의 실체는 무형이지만 스님들의 수행과 생활을 철저하게 지켜주는 바람막이며 버팀목이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을 뿐이다.

일부 스님 중에는 종단 소임을 살지 않으면 종헌종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며 기본 의무 이행을 게을리하는데 이 역시 잘못된 견해다. 조계종도라면 종단 법과 행정을 따라야할 의무가 있다. 그 의무를 종도들이 지킬 때 종단은 제대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 안된다. 

종단도 스님들이 분한신고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편의 제공을 다하고, 기한을 놓치는 스님이 없도록 홍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불가피하게 분한신고를 하지 못하거나 특별한 구제가 필요한 스님이 없는지도 면밀하게 살펴서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549호/2020년1월11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