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철
김응철

가족이나 마을, 각종 조직체, 그리고 국가 등 모든 사회는 그 구성원들이 쌓아 올리는 공덕의 힘으로 유지된다. 개개인은 장차 좋은 과보를 얻기 위해 선행을 함으로써 공덕을 축적할 수 있는데 그것을 사회로 회향할 때 사회는 발전하고, 구성원들은 함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칭찬이나 격려를 받으면 “당신 덕분입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덕분(德分)은 “덕을 베풀어준 은혜나 도움 때문”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덕택(德澤)입니다”라는 인사는 “평소 베풀어주신 은혜 때문입니다”라는 의미로 자신의 공덕도 ‘다른 사람의 은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 이라는 뜻이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공덕(功德, Guna)은 집착심이나 분별심이 작용하지 않고 순수한 선행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무량한 공덕은 “하나의 횃불이 수천, 수만의 횃불로 확산되듯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공덕”을 말한다.

이러한 공덕은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왜냐하면 서로 상대방 덕분에 혹은 ‘덕택’ 때문에 자신의 공덕이 성취되고 한사람의 공덕은 사회 전체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다리를 놓아 깊은 물을 쉽게 건널 수 있도록 해주는 월천(越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구난(救難), 굶주린 이에게 식량을 나누어주는 걸립(乞粒), 약으로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는 활인(活人) 등은 이타행을 실천하는 공덕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이타행보다 더 무량한 공덕은 지혜를 성취하고 나눔으로 인하여 얻어지는 공덕이다.

무지하게 이리저리 휩쓸려 살면서 선행을 하는 것보다는 지혜롭게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 더 큰 공덕이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지혜에서 나온다. 지혜로운 수행자가 세속의 이익과 평판에 휩쓸리지 않고 해야 할 말을 하고, 사회의 중심을 잡아줄 때 고통에 휩쓸리는 사람이 그만큼 줄어든다.

[불교신문3549호/2020년1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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