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특별기획’
불교신문은 나의 도반 - 서울 개화사 송강스님


봉축행사 성격ㆍ방향전환 비롯
BBS 설립 기금 마련 법회 등
종단 숙원사업 함께 기획 홍보

‘백문백답’ 시작, ‘마음으로 보기’
‘다시 보는 금강경’ 등 4년 연재
어느 도반보다 더 가까이 지내

“세류 따라가지 말고 불교가
이미 갖고 있는 보석 잘 발굴해
세상을 선도해 가는 언론 되길”

부탁받은 글의 제목이 ‘불교신문은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듣고는 ‘도반(道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도반이라는 말은 수행자가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말로 깨달음의 길을 함께 가는 친구라는 뜻이다. 

예전에 나는 도반이라는 말을 같은 스님들에게만 사용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주 친한 신부님을 소개하면서 ‘가장 귀한 도반’이라고 해 왔다. 또 하나의 경우는 내가 수십 년 함께 해왔던 차와 침향과 음악을 근래에는 아주 멋진 도반이라고 소개한다. 이 셋을 좌선과 결합해서 ‘소리향차법회’(묵언다회)를 30년 가까이 하고 있으면서 변치 않는 수행의 친구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셋을 활용하게 된 신도들도 혼자 있어도 외롭지도 않고 정말 멋진 도반을 갖게 되었다고도 한다. 이와 같은 의미 확장의 입장에서 <불교신문>은 분명 멋진 도반이기에, 청탁받은 제목으로 무딘 글을 쓰기로 했다.

송강스님은 ‘백문백답’, ‘마음으로 보기’ 등 교리 연재를 통해 불교신문과 함께 한 기간만 해도 4년이다. 사진은 2017년 1년간 연재한 ‘다시보는 금강경’ 출판 소식을 전하는 2018년 3월14일자 기사. “오랜 수행력과 깊은 안목으로 금강경의 적확한 이치와 무한한 가치를 설파한 송강스님은 물질적 풍요에도 마음이 가난한 현대인들이 어떤 시선으로 금강경을 보듬고 힘겨운 삶을 살아내야 하는지 조목조목 친절하게 안내해준다”고 전하고 있다.
송강스님은 ‘백문백답’, ‘마음으로 보기’ 등 교리 연재를 통해 불교신문과 함께 한 기간만 해도 4년이다. 사진은 2017년 1년간 연재한 ‘다시보는 금강경’ 출판 소식을 전하는 2018년 3월14일자 기사. “오랜 수행력과 깊은 안목으로 금강경의 적확한 이치와 무한한 가치를 설파한 송강스님은 물질적 풍요에도 마음이 가난한 현대인들이 어떤 시선으로 금강경을 보듬고 힘겨운 삶을 살아내야 하는지 조목조목 친절하게 안내해준다”고 전하고 있다.

 

중학교 때 처음 만나 

내가 불교신문을 만난 것은 1960년대 중반기였다. 중학생이었던 나는 주말이면 절에 가서 노스님들 시봉도 들고 차도 얻어 마시며 지냈다. 그때부터 불교신문을 가끔 보았다. 그 당시 이미 세계문학전집 등을 모두 읽은 후였기에 불교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극대화되어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어려운 한문은 스님들께 여쭈어 보면서 불교신문을 읽곤 했다.

고등학교 시절엔 불교학생회 간부로 활동하며 <초발심자경문> <법화경> <육조단경> <진심직설> <유심안락도> <선어록> 등을 탐독했고, 스님들의 지도로 참선공부에 집중하기도 했다. 학생회가 있던 대법사 주지 여환(如幻) 큰스님은 나를 상좌로 삼고 싶어 하셨기에 수시로 당신 방에 불러 차와 과일 등을 주셨고,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셨다. 주지실에는 역시 불교신문이 있었기에 시간 되는 대로 신문을 읽으며 교리도 접하고 스님들의 수행담도 읽곤 했다. 

출가를 한 이후로는 스승님 방에서 또는 강원에서 이 불교신문을 접하게 되었고, 독서 등을 허용하지 않는 선원에도 불교신문은 들어왔기에 역시 교계의 소식 등을 전해주는 친구처럼 가까이 했었다.

중앙승가대학을 졸업한 후 조계종총무원의 국장 소임을 보게 되면서부터는 불교신문과는 정말 친근한 사이가 되었다. 내가 총무원에 들어가 본래의 소임 외에 처음 맡게 된 큰 행사가 ‘불교방송국 건립을 위한 부처님 치아사리 친견법회’였다. 이전에 이미 몇 곳에서 친견법회를 했었고, 실패로 결론 내려지던 상황이었다. 심지어 총무원장 스님도 그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려는 뜻을 내게 말했던 행사였다.

나는 그 당시 불교계의 거의 유일한 소식 통로였던 불교신문을 십분 활용하여 다음에 행사를 하게 될 울산지역 사리친견법회를 홍보하기 시작했고, 울산지역 주지 스님들을 직접 만나 불교방송국 건립에 대한 시대적 사명을 강조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불교신문에서 그 성공적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다음의 친견법회 홍보도 잘 해 주어 상당한 건립기금을 확보했었다. 

총무원 소임 보며 더 가까워져 

총무원 국장 소임을 보는 7년간 봉축행사를 비롯한 큰 행사들의 기획과 진행을 거의 맡아했기 때문에 불교신문과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다. 봉축행사의 성격과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주지 스님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했는데, 직접 회의를 통한 설득이야 당연히 하는 것이었지만 불교신문에서 자세히 기사화해서 설명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

예컨대 여의도에서 시작하는 제등행렬 1부 법회에서 참석하는 모든 이들이 큰 절로 예불을 올리는 의식으로 바꾸었는데, 이에 대한 의미와 준비사항 등을 불교신문에서 기획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평소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을 불교신문 기자들과 의논하여 현실과 한 것도 있다. ‘부처님오신날’과 ‘성도재일’은 전통적으로 사찰에서 봉축행사를 봉행하고 있었지만, ‘출가재일’과 ‘열반재일’은 특별한 봉축행사가 없었다. 그것을 늘 아쉽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두 재일이 모두 음력 2월에 있는 것에 착안하여 출가재일인 음력 2월8일부터 열반재일인 음력 2월15일까지를 ‘불교도경건주간’으로 만들자고 의견일치를 보았다.

나는 그것을 종무회의에 상정하여 통과시켰고, 불교신문에서는 대대적으로 기획기사를 실었다. 그리하여 전국적으로 사찰에서 특별정진주간으로 행사를 하게끔 하였다. 이런 관계를 유지하다보니 불교신문에서 특별기사가 필요할 때에는 늘 내개 부탁을 해왔기에 도맡아 원고를 쓰곤 했었다.

내가 총무원을 그만 둔 이후로 주로 방송국 법문이나 강의를 했기 때문에 불교신문의 원고청탁을 거절해 왔다. 여러 곳에 활동하는 것을 절제하자는 것이 내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방송국 일을 그만둔 뒤 연말에 불교신문 기자로부터 원고 하나 써 달라는 전화를 받고는 한 번만 쓰면 되는 줄 알고 허락을 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연재를 해 달라는 뜻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송강스님의 백문백답’으로 2년간 원고를 썼다. 

이 원고가 끝날 무렵 다시 부탁을 받고 거절하지 못해 또 1년을 쓴 것이 ‘마음으로 보기’였다. 그렇게 3년간 원고를 쓰고 나니 이전에 원고청탁을 거절한 빚을 어느 정도 갚은 듯해서 미안한 감이 없어졌다. 외부초청법문을 일절 사절하고 오로지 개화사 법회와 기도에만 전력하고 있었는데 또 한 번 원고청탁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경전강의를 해 달라는 것이어서 ‘다시 보는 금강경’을 연재했다. 그렇게 총 4년간 불교신문에 글을 썼으니 어느 도반보다 더 가까이 지낸 셈이다. 

수행자ㆍ불자들의 중요한 도반 

불교신문은 시작부터가 종단의 뜻을 불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종단언론과 같다. 그랬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는 지나치게 총무원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주2회에 걸쳐 수많은 불교계 인재들의 다양한 글을 불자들에게 전할 뿐 아니라 끝없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잘 보이고 있다.

바깥출입을 절제하며 개화사 불자들과 호흡하며 살고 있는 나에게 불교신문은 외부로 내 뜻을 전하는 창구역할을 해 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교계의 소식에 어두운 나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는 거의 유일한 친구이다. 

이러저러한 상황을 점검해 볼 때 불교신문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도반이다. 이 도반에게 한 가지 부탁할 것은 세류(世流)를 따라가지 말고 불교가 이미 갖고 있는 보석과 같은 것들을 잘 발굴하여, 세상을 선도해 갈 수 있는 언론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송강스님
송강스님

➲ 송강스님…
불교방송 ‘자비의 전화’와 불교TV ‘기초교리 강좌’ 진행, 불교신문 ‘백문백답’ ‘다시보는 금강경’ 연재 등 언론을 통한 포교활동은 물론 <금강반야바라밀경> 시리즈, <말, 침묵 그리고 마음> 등 다수의 저서도 출간했다. 서울 개화사를 창건, 기초교리부터 선어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좌를 진행하는 가운데 차 향 음악 등을 활용한 마음치유와 수행 지도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불교신문3549호/2020년1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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