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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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 캐럴이 흘러나오고 있는 요즘 나는 새로운 도전에 정신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불교와 사찰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안녕, 불교’라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위해 난생처음 가사를 써보고 녹음실에 들어가 녹음을 했다.

음악이 완성되고 뮤직비디오에 들어갈 영상을 위해 크로마키 촬영을 진행한다. 아마도 이 도전이 마무리될 때면 나는 몸살이 날듯하다. 우스갯소리로 나는 말한다. 새로운 도전은 늘 고통이 따른다고. 그래도 나는 늘 새로운 도전을 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할 때 우리집은 이사를 했다. 덕분에 나에겐 모두가 새로운 친구들이었고 호기롭게도 우리반 반장 선거에 출마한다. 결과는 2표. 나 말고 누가 찍었을까? 개표시간이 지난 뒤 그 한 표의 주인공이 찾아왔다.

그게 나의 중학교 첫 친구가 되었다. 그 친구는 힙합을 참 좋아했다. 우리의 놀이는 브레이크댄스였고 그 친구와 나는 지금까지도 춤을 추고 있다. 오랫동안 춤을 추다 보니 성인이 되었고 입대가 다가왔다. 

놀이로 시작했던 그 춤이 특기가 되어 흔히들 알고 있는 연예병사와 비슷한 형식의 ‘공군 비보이’라는 병영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중에는 일반 병사들과 같이 일과를 보내고 주말에는 공연하러 다녔다.

1년이 넘어갈 때 즈음 쉬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고 있었다. 그때 군 생활을 같이하던 선임이 법당에 함께 가보자는 제안을 했다. 법당에 오는 병사들을 위해 보살님들이 맛있는 음식을 주신다는 꼬임에 나는 바로 법당으로 향했다.

아 뿔 싸 ! 내가 처음 법당에 갔던 날은 108배를 하는 날이었다. 70배가 넘어갈 때 즈음 마음속으로 ‘괜히 왔구나!’라는 말을 곱씹었다. 법회가 끝나고 지쳐있을 때 법당에 나오는 보살님이 병사들을 따로 모았다. 그리고는 보쌈을 주셨다. ‘나 잘 왔구나!’라는 속마음이 입 밖으로 나올 뻔했다. 그렇게 나는 매주 법당에 나가게 되었고 그 법당 안에서 이상하리만큼 편안함을 통해 불교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불교와의 만남을 시작하고 전역을 했을 때 난 궁금증이 생겼다. 언제 몇 시에 어느 절로 어떻게 가면 되는 거지? 또한, 같이 갈 친구가 없었다. 내 친구들에게 불교는 생소한 단어였다. 그때 결심을 했다. 꼬셔야겠다! 내가 불교를 통해 느꼈던 매력을 전달해 주고 싶었다.

내 친구들과 또래의 청년들에게 보쌈과 같은 역할이 되기를 바라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친구들을 꼬시려 선택했던 방법이 사찰여행이었다. 불교가 지닌 어려운 느낌을 벗어던지고 여행할 수 있는 여행지로 소개를 한다면 친구들도 흥미를 갖지 않을까?

그리곤 친구에게 진짜 보쌈을 사준다며 무작정 완주 위봉사에 갔다. 정말 무작정 갔다. 종무소에선 다양한 문화재와 관리 때문에 사전협조나 공문이 없다면 촬영이 불가하다 하였다. 내가 찍고 싶다고 찍을 수 있는 게 아니었구나….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바로 N포털에 ‘불교’를 검색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홈페이지가 나왔고 문화부의 팀장님에게 전화한다. “제가 불교를 알릴 테니 도와주세요!” 이 얼마나 황당한 도움 요청인가. 물론 답이 없었다. 그렇게 새로운 도전이 끝을 내려갈 즈음 전화가 왔다. “한번 만날 수 있을까요?”

이렇게 대한민국의 모든 사찰을 여행해보는 프로젝트 ‘아이고 절런’이 생겨났다. 그리고 아이고 절런 프로젝트는 벌써 세 번째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불교를 좋아해서 친구들을 꼬시려던 청년은 어느새 불교크리에이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게 되었고 몸에는 해롭지만, 또 어떤 재밌는 새로운 도전이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 필자는 불교 유튜브 ‘아이고 절런’을 운영하며, 젊고 색다른 시선으로 사찰탐방기를 소개해 주목받고 있다. 독자들의 ‘구독’과 ‘좋아요’를 활동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불교신문3548호/2020년1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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